재정부 ‘닮고 싶은 상사’ 5년연속 뽑힌 신제윤 관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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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4일 03시 00분


실력은 기본… 음지 살피는 情에 유머까지

기획재정부의 ‘닮고 싶은 상사’ 투표에서 5년 연속 뽑힌 신제윤 국제업무관리관.행정고시 수석 출신으로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지만 친화력과 유머감각이 더해져 재정부 내에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기획재정부의 ‘닮고 싶은 상사’ 투표에서 5년 연속 뽑힌 신제윤 국제업무관리관.행정고시 수석 출신으로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지만 친화력과 유머감각이 더해져 재정부 내에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기획재정부 노동조합은 2005년경부터 보직 없는 서기관급 이하 직원들을 대상으로 ‘닮고 싶은 상사’를 뽑는 행사를 매년 해왔다. 일종의 인기투표이자 상향평가인 셈이다. 여섯 차례 실시된 이 투표에서 두세 차례 이름을 올린 간부는 여럿 있다.

그러나 독보적인 스타가 1명 있다. 신제윤 국제업무관리관(53·1급)이다. 국장급 3, 4명과 과장급 10명 안팎을 뽑는 이 투표에서 신 관리관은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재정부 내에서는 “당분간 깨지기 힘든 기록”이라고 말한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일단 일을 잘한다는 평가가 많다. 신 관리관은 행정고시 24회 전체수석으로 화려하게 공직을 시작해 국제금융과장 국제금융심의관 국제금융국장 등 줄곧 엘리트 코스를 달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한미 통화스와프협정 체결에 앞장섰고 주요 20개국(G20) 차관회의 의장으로 G20 서울 정상회의의 성공을 이끈 주역 중 한 명이다.

재정부 관계자들은 “경력을 보면 앞만 보고 위만 살피며 살 것 같은데 소외받는 음지(陰地)도 잘 챙겨 놀랄 때가 있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신 관리관은 사석에서 “군 복무 시절 이른바 ‘빽(권력)’을 이용해 근무지를 편한 곳으로 옮긴 동료를 보면서 분개했던 기억을 잊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호주 재무부에서 G20 준비위로 파견 왔던 H K 홀더웨이 국장(41·여)은 “초등학생 때 호주로 이민 간 이후 치열한 경쟁 속에서만 살았는데 신 관리관에게서 아버지같이 넉넉한 한국인의 정(情)을 느꼈다”고 말했다.

신 관리관의 ‘들이대는 용감한 영어’와 탁월한 유머감각도 인기 비결 중 하나다. 지난해 10월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때 윤증현 장관이 기자간담회 도중에 G20 의장국의 높아진 위상을 얘기하다가 “우리가 오만(傲慢)으로 흘러선 안 된다”고 말한 뒤 “이걸 영어로 어떻게 표현하지”라고 좌중에 물었다. 참석자들이 서로 눈치만 보고 있을 때 신 관리관은 “We cannot go to fifty thousand(우리는 ‘5만’으로 갈 수 없다)”라고 말해 폭소가 터졌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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