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마이스페이스, 소셜미디어 두 대표주자의 엇갈린 명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14일 03시 00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이트인 페이스북에 러시아 투자회사와 함께 5억 달러를 투자하는 한편 별도로 투자자들을 모아 15억 달러의 펀드를 조성해 모두 2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페이스북의 기업가치를 이베이, 야후 등을 능가하는 500억 달러로 평가했다.

페이스북의 경쟁업체인 마이스페이스는 11일 전체 직원의 거의 절반 수준인 500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페이스북에 밀려 고전해온 마이스페이스의 마이크 존스 최고경영자(CEO)는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과 수익성을 위해 힘들지만 필요한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한때 소셜미디어의 ‘맞수’로 여겨졌던 페이스북과 마이스페이스의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2일 최근 페이스북이 급성장하고 있는 반면 마이스페이스가 매각 위기에 처한 것은 소셜미디어의 취약함과 급변하는 누리꾼의 기호를 다시 한 번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마이스페이스의 직원 500명 감원 추진은 2005년 비아컴을 따돌리고 마이스페이스를 5억8000만 달러에 인수했던 뉴스코퍼레이션이 이를 다시 매각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컴스코어의 집계에 따르면 마이스페이스는 작년 11월 말 현재 회원이 5440만 명으로 1년 전보다 900만 명 이상 줄었다.

뉴스코퍼레이션 인수 초기만 해도 마이스페이스는 지금의 페이스북과 같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마이스페이스의 임직원은 뉴스코퍼레이션의 거대한 조직문화에 적응하지 못했고 사무실도 캘리포니아 샌타모니카에서 베벌리힐스로 이전하면서 직원들의 불만이 쌓여갔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러는 사이 페이스북은 구글처럼 단순한 인터페이스로 누리꾼을 사로잡은 반면 마이스페이스는 난잡한 화면으로 사용자들이 수백만 명씩 이탈하기 시작했다.

광고에 대한 전략도 두 업체의 운명을 갈랐다. 페이스북은 광고주가 타깃으로 삼는 부유한 누리꾼을 회원으로 끌어들였다. 반면 작년 마이스페이스에서 늘어난 회원들은 대부분 연소득 2만5000달러 미만의 저소득층이었다. 뉴스코퍼레이션이 제시한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마이스페이스는 급기야 ‘살빼기 광고’까지 싣게 됐고 이는 누리꾼이 고개를 돌리게 만드는 결정적 원인이 됐다.

반면 페이스북은 사이트에 대한 독립성을 유지하며 사용자들이 편리하게 느끼도록 사이트를 만드는 데 주력했고 회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MTV 사장을 지내고 미디어 컨설팅업체 액티베이트의 파트너로 재직 중인 마이클 울프는 “인터넷 산업은 오르막과 내리막의 경기사이클이 있다”며 “페이스북에도 같은 현상이 나타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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