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지난해 연말 2,000을 넘어선 뒤 연초 2,100을 돌파하는 강세 국면을 이어가면서 주식, 자문형 랩, 주식형펀드 등 주식형 상품이 투자자들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사실 코스피가 처음으로 2,000 선을 돌파한 것은 2007년 7월이다. 당시와 비교해 보면 현재 주식시장의 분위기는 차분한 편이다. 이는 국내 증시의 체력이 그만큼 좋아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앞으로 증시의 상승 여력이 크다는 기대감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또 정기예금 금리나 채권 수익률이 3%대 초반으로 안전자산의 기대 수익률이 물가상승률 정도에 그치다 보니 저축보다는 투자를 통한 재테크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3년간 주요 투자자산 시장의 자금 동향을 통해 시사점을 찾아보고자 한다.
우선 2009년 이후 국내 펀드시장에서는 주식형펀드가 2년 연속 순유출을 보였다. 2010년 25조 원으로 유출 규모가 확대되기는 했지만 2007, 2008년 주식형펀드로 순유입된 자금 규모가 각각 70조 원, 24조 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자금 이탈은 일정 부분 정상화의 과정으로 평가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렇게 이탈한 자금의 상당 부분이 펀드시장과 주식시장의 주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펀드시장으로 보면 채권혼합형펀드와 해외채권형펀드로 자금이 순유입됐고 랩 상품이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투자자산의 이동 경로는 세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첫째 변동성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대안(代案)형 상품의 투자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주식을 비롯한 투자자산의 수익률이 크게 악화됐다. 이에 따른 경험으로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일정 부분 회복되거나 수익이 발생한 투자자들은 증시의 하락 리스크를 방어할 수 있는 상품에 투자를 늘렸다. 대표적인 상품이 채권혼합형펀드와 해외 채권형펀드, 지수연계 파생상품인 주가연계증권(ELS) 등이다.
두 번째는 주식형펀드보다 공격적으로 투자해 지수 대비 초과 수익률을 추구하는 상품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 주식 직접투자와 주식랩 상품이 대표적이다. 특히 2010년은 자문사의 전성시대라고 할 정도로 많은 자금이 자문형랩 상품으로 집중되면서 주식랩 상품 규모가 5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대기성 성격의 자산인 CMA, 환매조건부채권(RP), 요구불예금 등의 규모도 증가했다. 앞으로 관심은 이러한 대기성 자산이 어디로 이동할 것인가에 쏠린다.
투자자산의 이동은 투자자의 성향과 시장 전망 등에 따라 다양하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도 개별적인 수요, 즉 안정적인 투자를 할 것인가 또는 공격적인 투자를 할 것인가에 따라 자금 이동 속도는 달라질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산시장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 과거 주식형펀드 위주의 투자 환경에서 채권혼합형펀드, 해외채권형펀드, 자문형랩 등으로 투자자산의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포트폴리오의 다변화는 전체 자산의 변동성 리스크를 감소시키는 한편 투자자산의 자금 이동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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