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19일 “중앙은행 입장에서 (성장보다) 더 큰 관심은 인플레이션 압력이다. (지금)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해 최근의 물가상황에 대해 상당히 우려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김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금융연구원 초청 강연에서 “국제 원자재값 상승으로 공급 측면이 어려운 한편 명목 국내총생산(GDP)과 잠재 GDP의 격차인 ‘GDP 갭’이 증가하며 수요 상승 압력이 강해졌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에 대해 “애초 한은이 2.4%를 전망했고 국제통화기금(IMF)이 2.3%,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2%를 전망했지만 최근 완전히 달라져 3.5%는 넘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며 “이렇게 된다면 우리나라도 (성장률 전망치를) 높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이렇게 되면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김 총재는 “대외 여건 등이 빨리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어떤 형태의 성장을 하느냐가 중요하니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5%,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5%로 제시한 바 있다.
한편 연초 정부의 대대적인 물가잡기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가격을 점검하는 생활필수품이 10개 가운데 6개꼴로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공개 사이트 ‘T-gate’에 따르면 정부가 소비자원을 통해 조사하는 생필품 79개 품목 가운데 48개(60.8%) 품목의 1월 첫째 주 가격이 일주일 전에 비해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 80개 생필품 가운데 20개만 가격이 올랐던 것에 비교하면 가격이 오르는 품목이 점차 늘고 있는 것이다.
주요 품목별로는 린스 가격이 9.15% 올라 가장 높은 가격 상승폭을 보였다. 이어 세면용 비누(8.74%), 커피믹스(5.41%), 세제(4.88%), 샴푸(4.75%), 참기름(3.9%) 등 공산품과 가공식품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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