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으로 취업뚫기]한국스마트카드 백한나-김홍장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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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20일 03시 00분


알바男-알바女 정직원 문 열다

김 씨의 길은 현명했다. 그는 “인턴만 방법이 아닙니다. 아르바이트가 비결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대학 3학년이 되면서 친구들이 토익 점수를 높이겠다며 영어학원에 파묻혀 있을 때 김 씨는 ‘취업 아르바이트’의 세계에 본격 입문했다. 1, 2학년 때는 흔히 대학생들이 하는 음식점 서빙 같은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이때부터는 기업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한 것이다. 대기업의 생명보험사, 유명한 리서치회사 등을 두루 거쳤다. 한국스마트카드도 지난해 2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알게 됐다. 당시 선불, 후불결제가 모두 되는 카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던 이 회사가 시장조사를 할 대학생 아르바이트를 구했던 것이다.

김 씨는 “다들 회사 경험을 해보겠다면서 무조건 인턴을 하려고 하는데 아르바이트를 먼저 해보는 것이 좋다”고 단언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는 아르바이트라고 하면 경력을 제대로 쌓지 못하는 ‘잡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는데 아르바이트는 여러 회사를 샅샅이 탐색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면서 “아르바이트는 업무 영역도 다양해 서류 정리부터 시장조사에 이르기까지 많은 업무를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는 인턴에 비해 채용 수요가 훨씬 많고 경쟁률이 낮기 때문에 본인이 원하는 분야를 골라 경험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귀띔했다.

백 씨의 길은 정교했다. 스페인어를 전공한 백 씨는 대학 2학년 때 스페인 바르셀로나대에서 1년간 교환학생으로 공부하면서 진로를 해외영업으로 정했다. 각국에서 모인 친구들이 한국을 잘 모르는 것이 안타까워 대학 축제에서 한국을 알리는 행사를 마련해 현지 신문에 날 정도로 적극적인 백 씨였기에 해외 업무도, 영업이라는 분야도 모두 끌렸다.

해외영업에 도움이 될 경력을 준비하던 백 씨는 지난해 5월 서울시가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운영하는 ‘무역 서포터스’ 활동을 통해 한국스마트카드에서 통역·번역 일을 하게 됐다. 3개월의 시한부 활동이었다. 인턴이나 정직원 채용이 보장되는 과정도 아니었다. 하지만 백 씨는 ‘떠날 조직’이라는 자세로 임하지 않았다. 직원들과 잘 소통하고 싶은 마음에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생소한 기술용어를 혼자 공부했다.

백 씨는 “그 당시에 ‘어차피 석 달만 있을 텐데…’라는 마음으로 무성의하게 일했다면 이 자리에 오지 못했을 것”이라며 “매 순간 열심히 즐겁게 일하다 보면 뜻하지 않은 기회가 생긴다. 결국 기회는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 같다”고 웃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아르바이트와 무역 서포터스 활동을 하면서 한국스마트카드에 입사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는 것이다. 백 씨는 “좋은 멘터들과 함께 내가 원하던 해외영업 일을 해보니 꼭 이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전 과정을 거쳐 인턴이 된 이들은 인턴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중요한 조언을 했다. 인턴이라고 해서 마구잡이로 지원할 것이 아니라 취업만큼이나 신중하게 회사를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과 잘 맞는 분야에서 인턴을 해야 계속 그 회사에서 일하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백 씨는 “아직 취업하지 않은 친구들은 회사에 막연한 환상을 갖고 있지만 실제로는 회사의 경영이념과 나의 신념이 일치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면서 “한국스마트카드는 회사가 성장할수록 회사의 이익만 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에게 돌아가는 효용도 커진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김 씨도 “아르바이트를 통해 여러 분야를 탐색해 보고 그중에서 잘 맞는 곳에서 인턴을 했기 때문에 소중한 인턴 기회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회사에 대한 사전 지식을 쌓고, 인턴 기간에 야근을 자처해 선배들의 잔업을 도운 것이 정직원이 된 뒤에도 큰 자산이 된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정직원 생활이 한 달 남짓한 사회 초년병임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과정을 거쳐 입사한 이들답게 회사 생활에 대한 평가도 자신감이 넘쳤다.

“정직원이 돼서 하는 일은 아르바이트 때 했던 일, 인턴 때 했던 일과 분명히 겹치는 부분이 생깁니다. 인턴 과정 없이 들어온 친구들은 이제 막 경험을 시작하는데 우리는 뭔가 더 알고 시작하는 것이 장점입니다.”(김 씨)

“회사 생활도 사람과 사람의 관계잖아요. 막내는 윗분들께 부탁할 일이 많은데…. 사람을 먼저 알고 들어왔다는 것 자체가 큰 도움이 됩니다.”(백 씨)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한국스마트카드 인턴십 과정은 ▼

한국스마트카드는 버스, 지하철 요금 등을 결제할 때 많이 쓰는 ‘티머니(T-money)’를 비롯해 첨단 결제시스템을 개발, 운영하는 회사다.

하반기에 진행하는 신입직원 공채와 별도로 지난해 처음 인턴제도를 시행했다. 2010년 7월부터 대학생을 대상으로 인턴을 모집해 9, 10월 두 달간 인턴 활동을 하게 했다. 활동 내용은 회사의 비전과 핵심 역량을 공유하고 사업 관련 행사나 세미나에 참석하며 현장업무를 경험하는 것이다.

평가 항목은 인성과 조직적응력 같은 기초 자세 및 회사의 조직문화에 부합하는지이다. 문제 해결력과 의사소통 자세 같은 업무처리 역량도 중시한다. 프로젝트 발표 심사로 잠재력을 본다.

올해 인턴 운영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해 실시한 인턴 결과를 검토해 결정할 예정이다.

■ 인사담당자가 말하는 인턴십

▽좋은 예:팀장같은 인턴

팀장처럼 생각하고, 팀장처럼 행동하는 인턴사원이 조직이 원하는 인재다. ‘인턴인데…’라는 소극적인 생각, 수동적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인사나 전화예절 같은 ‘기본’도 중요하다. 짧은 기간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려고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예의 바른 모습으로 ‘꼭 함께 일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나쁜 예: 스펙쌓기용 인턴


입사지원서의 경력사항에 한 줄의 스펙을 넣기 위해 인턴활동을 하는 이들이 가장 피하고 싶은 유형이다. 인턴으로 일하면서 다른 곳에 입사지원서를 낸다거나, 취업 관련 커뮤니티를 검색하는 것도 나쁜 인상을 준다. 이런 인턴은 인사담당자들의 모임에서도 자주 회자돼 다른 회사에 지원해도 나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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