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사태의 후유증은 이미 치유됐다고 자신합니다. 과거의 아픔은 말끔히 털어냈고 지금은 새로운 출발선에 서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30일 취임한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신한금융 사태라는 아픔을 겪었지만 15일 업적평가대회를 계기로 조직과 영업에 대한 임직원의 열정이 되살아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매년 초 열리는 업적평가대회에는 서울 등 수도권 직원들과 지방 일부 직원만 참석해왔으나 올해는 전체 직원(1만3000여 명)은 물론이고 해외 점포 인력까지 참가해 신임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기대와 새 출발 의지를 보였다. 서 행장은 신한은행의 해외 진출 전략에 대해 아시아에서 ‘권역별 선도은행(Regional Leading Bank)’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한은행은 명실상부한 국내 1등 은행이지만 여기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며 “해외 현지에서도 신한은행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한국의 대표 은행이 될 수 있도록 선진화된 영업모델을 갖출 것”이라고 했다.
최근 격화되는 은행권 영업경쟁에 대해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 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특히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를 경영의 터닝포인트로 삼고 있고, KB금융지주도 구조조정을 마치고 올해에는 시장에서 치고 나가겠다고 벼르는 것 같다”며 “이런 움직임을 신한은행에 대한 도전으로 생각하고 이들과의 격차를 벌리는 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도 “외형 경쟁의 부작용은 과거에 모두 경험했던 만큼 신한은행은 자산 건전성을 지키면서 수익성을 올리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한은행을 핵심 계열사로 둔 신한금융지주는 은행의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지난해 순이익 규모가 2조 원을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또 신한금융이 출범 10주년을 맞는 올해에는 과거의 기록을 한참 뛰어넘는 실적을 낼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가계대출 문제에 대해선 우려감을 나타냈다. 그는 “부동산시장 및 가계대출 건전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라며 “올해 가계대출은 매우 보수적으로 운용할 생각”이라고 했다.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을 무작정 늘리기보다는 리스크관리에 중점을 두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신한은행의 리스크관리 능력은 국내 금융권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서 행장은 부실 저축은행 인수 문제와 관련해 “신한금융지주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는 문제”라면서도 “아직 기준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아 말하기 이른 감이 있지만 금융이 해야 할 역할이 있는 만큼 시장 상황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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