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읽기]인플레 압력, 상반기에 집중될듯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24일 03시 00분


1월 효과를 만끽하며 2,100 선까지 상승하던 주식시장이 급락 흐름으로 돌변했다. 주가 하락 배경은 작년 12월 이후 200포인트 상승에 따른 과열 부담, 외국인의 차익 실현에 따른 단기 수급 교란,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기인한 불확실성 증가, 일부 기업의 연간 실적 가이던스에 대한 실망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기술적 과열 부담은 주가 하락을 통해 해소 가능하기 때문에 주가의 근본 흐름을 좌우할 변수가 아니다. 일부 기업이 제시한 올해 실적 전망에 대한 실망도 종목별 영향에 그치는 악재다. 기술적 과열 부담과 일부 기업 실적에 대한 실망을 제외할 경우 주가 하락의 핵심은 인플레이션 우려와 외국인 매도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과 외국인이 매도로 돌아섰다는 점은 별개의 사안이 아니다. 신흥 아시아 지역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졌고 외국인은 이를 주요한 악재로 인식하며 매도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향후 주식시장은 인플레이션 수준과 통화긴축의 강도, 이에 반응하는 외국인 매매에 따라 주가가 좌우될 것이다.

첫째, 인플레이션 압력은 상반기에 집중된다. 물가상승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비용이 상승하는 경우, 수요가 증가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가 있다. 여기에 또 하나 추가하면 경제 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확산되는 것이다. 국내의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을 통해 촉발되고 있다. 수입물가 상승이 소비자물가 상승을 부추기는데, 원화절상을 통해 수입물가를 낮춰야 한다. 하반기로 가면 수요가 증가하면서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 한국은행이 상반기에 기준금리를 몇 차례 더 인상할 요인으로 보인다.

물가압력이 높아졌지만 시장에선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5% 전후로 전망하고 있다. 하반기로 갈수록 하향 안정을 점치고 있는 바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상반기에 주가를 괴롭힐 수 있다. 다만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과대평가할 필요가 없다. 과거 주가와 물가의 상관관계를 살펴본 결과 소비자물가가 4% 이하에서 움직일 경우 주가는 비교적 편하게 상승했다.

둘째, 작년과 비교할 때 신흥시장을 보는 외국인 시각이 부정적으로 변했다. 신흥아시아 시장에서 외국인이 일제히 매도세로 돌아섰다는 점이 이를 보여준다. 지난 2년간 주가가 급등했다는 점과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고조됐다는 점이 주요 이유다. 하지만 우리 시장에 대해선 우호적이다. 외국인 입장에서 아시아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대부분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 집중되어 있다. 또한 미국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과정에서 우리 시장이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기술(IT), 자동차와 같은 대형주가 미국 시장에서 성장 기회를 향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국인 매매는 작년과 달리 신흥시장 내 국가별로 차별화될 수 있다. 이번 주에는 월말 경제지표가 일제히 발표된다. 미국에선 12월 신규주택매매와 내구재주문을, 중국에선 12월 경기선행지수를 주목해야 한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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