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경제성장률 5%안팎 조정할 듯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24일 09시 41분


미국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기세로 회복되면서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정부의 전망치와 비슷한 5% 안팎으로 상향 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우 한은 조사국장은 24일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한은이 애초 추정한 우리나라 경제의 장기 추세치를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경제가 자연스럽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던 속도보다 더 빠르게 팽창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한은의 이 같은 분석은 외환위기로 경제구조가 달라진 2000년대부터 실질 GDP의 장기적인 추세치를 계산한 값과 GDP의 실적치 및 전망치를 비교한 결과에서 나온 것이다.

이 국장은 또 "실제 GDP에서 잠재 GDP를 뺀 'GDP 갭'이 지난해 하반기에 플러스로 전환한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올해는 그 폭이 완만하게 확대될 것"이라며 "이 때문에 중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물가상승 압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판단에는 세계 경제의 엔진인 미국 경제가 호전된 점이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이 국장은 "당초 올해 연간 성장률을 4.5%로 전망했지만 전망의 주요 바탕인 미국경제 상황이 한 달 사이에 완전히 달라졌다"며 "미국의 성장률이 애초 예상한 수치보다 0.6%포인트 높은 3.0%를 충분히 넘을 것이라는 견해가 대세인 만큼 우리도 이를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반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4월에 있을 한은의 경제성장률 수정전망 발표에서 한은이 정부의 전망치와 비슷한 5% 안팎으로 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때 물가상승률(3.5%)과 경상수지 흑자 규모(180억 달러) 전망치도 올려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 국장은 "예상보다 수요 압력이 커지고 국제유가 상승세가 가파른 점,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의 효과 등 복합적인 요소들을 감안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은의 판단이 성급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금까지 파악한 바로는 수요 측면 물가상승 압력이 그렇게 크지는 않다"며 "다만 기대심리가 확산되면 물가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GDP 갭이 플러스로 돌아섰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물가상승은 수요보다 공급측면의 압력이 강하기 때문에 금통위는 추가적인 금리인상에 대해 신중해야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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