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93주 연속 상승… 외환위기 이후 4번째 전세대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25일 03시 00분


정부가 1·13 전세대책을 내놓은 이후에도 전세금 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무려 93주 연속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KB국민은행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17일 기준 전국 평균 전세금은 전주 대비 0.4% 올라 올해 들어서만 지난해 말보다 1.1% 올랐다. 2009년 4월 6일 이후 1년 9개월 가까이 상승세가 매주 이어지고 있는 것. 월간 기준으로는 2005년 1월부터 2007년 4월까지 2년 3개월 연속 오른 이후 가장 긴 상승세다.

특히 부산(1.5%), 대전(1.4%), 서울(1.3%), 경기(1.1%) 등이 많이 올랐다. 시군구별로는 경기 용인시 수지구(3.3%), 경남 김해시(3.1%), 경기 이천시(3.0%), 서울 광진구(2.7%), 대전 유성구(2.4%), 서울 성동구(2.3%), 부산 사상구(2.3%), 대전 동구(2.2%), 서울 관악구(2.1%), 서울 서초구(2.1) 등이 많이 뛰었다.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소강상태를 보이던 전세금은 2009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오름세를 탔다. 매주 0.1∼0.2% 상승세를 보이던 전세금은 지난해 9월 말부터 상승폭이 가팔라졌다. 매주 최소 0.2%씩 뛰더니 올해 들어서는 최근 2주 연속 0.4% 오르고 있다.

햇수로 3년째인 이번 전세대란은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로 보면 네 번째이다. 1998년 25% 떨어졌던 전세금이 1999년 30% 이상 상승한 것이 1차였다. 외환위기로 떨어졌던 전세금이 경기회복과 함께 뛰어오른 것이다. 2차(2001∼2002년)는 외환위기로 주택공급이 줄어 2001년 입주물량이 5만 채대로 급감하면서 발생했다. 이때 서울 전세금은 한 해에만 20%, 수도권 신도시는 25% 상승했다.

3차 대란인 2006년에도 2003∼2005년 참여정부의 주택시장 규제로 입주물량이 3만 채대까지 줄면서 나타났다. 한편 1차 대란과 2차 대란 이후에는 전세수요가 매매로 전환돼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각각 20%와 30% 상승했다.

과거의 사례에 비춰 보면 2008년 이후 3년 연속으로 주택 인허가 물량이 40만 채를 밑도는 등 공급량이 급감해 이번 전세난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세금 상승이 매매로 옮겨가 집값 상승의 불씨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최근 주택가격이 떨어졌다고 해도 아직은 상당히 높은 상태이고 증시 호황과 금리인상 가능성 등으로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유입되지 않고 있다”며 “전세난에 따른 매매전환 움직임도 일부 지역에 한정된 현상일 뿐 본격적인 신호는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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