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이 세계 경제에 주름살을 안겨주면서 각국이 서둘러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김재홍 신영증권 이코노미스트는 24일 ‘무엇이 금리를 움직이는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았다. 19일자 뉴욕타임스에 실린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가 던진 질문이기도 하다.
크루그먼 교수는 “나는 미국 장기금리를 움직이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수도 없이 받았다. 나의 짧은 대답은 ‘경제’다”라고 적었다. 하지만 김 이코노미스트는 “단지 경제가 아닌 미래 경제상황에 대한 시장의 기대라고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상 단기금리는 정책당국이 결정한다. 한국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미국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서 정책적으로 금리를 결정하는데, 한국은 최근 단기금리가 오르는 추세이지만 미국은 여전히 제로금리에 가깝다.
하지만 장기금리는 다르다. 앞으로 경기 회복이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되면 장기금리는 오르게 되고 반대로 경기가 하락할 기미가 보이면 장기금리는 하락한다. 실제로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자 제2의 대공황 발생 개연성이 부각되면서 10년물 국채금리는 급락했다. 하지만 최근 경기지표가 좋아지자 10년물 국채금리는 급등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2.37%에서 최근 3.44%까지 오른 것. 미국의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현재의 경제 상황보다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장기금리에 더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한국경제는 6%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누렸지만 경기선행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향후 경기도 꺾이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 데 따라 정책금리를 올려도 시중금리는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미국 경제가 회복되면서 금리도 상승하겠지만 경기 회복 속도가 완만하고 주요국의 미국채 매수 유인이 잔존하기 때문에 상승세는 완만할 것”이라며 “앞으로 발표되는 경기지표가 실망감을 준다면 미 금리 상승세는 주춤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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