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종 기아자동차 사장은 24일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경차 ‘올 뉴 모닝’ 신차발표회에서 “새롭게 탄생한 모닝은 경차 한계를 뛰어넘는 신기술과 안전성을 갖췄다”며 이같이 밝혔다.
2004년 2월 1세대 모닝 출시 이후 7년 만에 나온 풀 체인지 모델인 신형 모닝은 에어백 6개를 기본으로 장착하고, 차량통합제어시스템(VSM), 버튼시동 스마트 키 등 ‘중형급’ 안전·편의장치를 갖췄다.
‘경차의 한계를 뛰어넘는’ 각종 장치가 부착되면서 1000만 원 이하로는 구입할 수 없게 됐다. 가장 저렴한 트림이 1005만 원(자동변속기 기준)이고, 가장 비싼 트림의 풀옵션 가격은 1495만 원에 이른다. 이는 현대자동차 소형 세단 ‘엑센트’ 1.4L 풀옵션 모델(1480만 원)보다 비싼 가격이다. 주력 트림의 가격을 비교하면 모닝 ‘디럭스 스페셜’(1230만 원)과 엑센트 ‘1.4VVT 럭셔리’(1340만 원)의 차이는 110만 원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자동차업계에서는 기아차가 경차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모닝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가격을 올린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경차는 모든 게 가벼워야 하는데 신형 모닝은 가격이 무거워 보인다”고 말했다.
통상 신모델 출시를 앞두면 판매량이 급감하는 게 보통이지만 구형 모닝은 신형 출시를 한 달 앞둔 지난해 12월 판매량 집계에서 현대 아반떼MD, YF소나타에 이어 3위를 차지했으며, 지난해 연간 판매순위에서도 3위에 올랐다. 지난해 ‘K5’ ‘SM5’ ‘아반떼’ 등 신차들의 틈바구니에서도 월간 판매량에서 4위 이하로 밀려난 적이 없을 정도로 수요가 꾸준하다.
기아차는 안전·편의장치가 대거 추가된 신형 모닝이 경차 시장을 확대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서춘관 기아자동차 국내마케팅실장은 “중형차 수준의 안전장치와 편의장치를 바라는 소비자들이 생각보다 많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올해 국내 시장에서 모닝 10만 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판매 목표만 놓고 보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올해 하반기에 모닝을 기반으로 한 크로스오버차량(CUV)이 출시될 것을 감안하면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다. 서 실장은 “모닝과 CUV를 합치면 전체 경차 시장의 80%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모닝의 경차 시장 점유율은 63.3%였다.
하지만 오른 가격 때문에 경차 소비자들이 GM대우자동차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로 대거 옮겨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신형 모닝이 소형차 수요를 일부 잠식하더라도 기존 경차 고객은 외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체적인 판매량에서는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줄어들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중 가장 많이 팔리는 ‘재즈’는 1028만 원(자동변속기 기준)으로 모닝의 주력 트림과는 200만 원 정도 차이가 난다. GM대우차 관계자는 “경차 구입 고객들이 가격에 가장 민감하기 때문에 20%의 가격 차이는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모닝 신차가 나오더라도 마티즈 판매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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