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회사들, 사회공헌에 지갑 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26일 03시 00분


BMW코리아 “재단 설립”

“베푸는 것 없다” 비판 의식…다른 회사에도 자극될 것

BMW코리아가 수입차 회사로는 처음으로 사회공헌을 위한 재단을 설립한다. BMW코리아가 재단을 설립하면 연간 수백억 원 규모의 영업이익을올리고도 사회공헌에는 인색했던 다른 수입차 회사들에도 자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25일 “사회공헌 활동의 효율성을 높이고 분야를 넓히며 더욱 체계화하기 위해 사회공헌재단을 설립하기로 했다”며 “BMW 독일 본사의 승인을 받았고 이르면 다음 달 말 윤곽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BMW코리아가 재단 설립을 결정한 이유는 높아진 회사 위상에 걸맞은 사회공헌 활동을 하기 위해서다. 1995년 법인 설립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는 BMW코리아는 매출액이 2009년 6929억 원에서 지난해에는 1조5000억 원 수준으로 급증했다. 매출액만 놓고 보면 중견기업 수준으로 올라선 데다 소비자와의 접점이 많은 만큼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BMW코리아는 2005년 이후 매해 1억 원 이상 현금 기부를 해왔다. 54억 원의 적자를 낸 2007년에도 1억2000만 원을 기부했다. 2001년 연세대 공대에 중형차 ‘528i’와 엔진 및 트랜스미션을 기증한 데 이어 대림대 등 대학 자동차 관련 학과 등에 연구용 차량 30여 대를 기증하기도 했다.

BMW코리아가 세울 사회공헌 재단은 수입차 10만 대 시대를 앞두고 수입차 회사에 가중되고 있는 각계의 사회공헌 압력을 완화하고 다른 수입차 회사들의 참여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수입차 회사들은 수입차 대중화에 편승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사회공헌 활동에는 소극적이어서 ‘럭셔리한 이미지와는 달리 베푸는 것이 적다’는 지적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 중인 자동차 메이커별 공식 수입업체는 16개이며 이들의 총매출액은 약 5조7000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고용은 많게는 100명, 적게는 20∼30명으로 매출액에 비해 고용효과는 크지 않은 편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2009년 6751억 원의 매출에 영업이익 251억 원을 올렸지만 기부금은 3020만 원에 그쳤다. 반면 주주들에게는 180억 원을 배당했다. 독일 다임러그룹과 국내 벤츠 딜러인 한성인베스트먼트(구 한성자동차)가 각각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지분 51%와 49%를 갖고 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역시 2009년 기부액이 6312만 원에 그쳤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측은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는데 큰 이벤트가 없어 눈에 띄지 않는 것”이라며 “오랫동안 벤츠의 브랜드와 함께갈 수 있는 장기적 캠페인을 구상하고 있으며 연내에 총체적인 사회공헌 활동의 윤곽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입차 회사 중에서 사회공헌 및 기부를 가장 활발하게 하는 회사는 한국토요타코리아다. 이 회사는 매출액이 독일 수입차 회사들의 절반 수준이지만 매년 3억∼4억 원을 기부하고 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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