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1위 철강업체인 신일본제철(신일철)과 3위 스미토모(住友)금속공업이 내년 10월을 목표로 회사를 합병한다고 3일 발표했다. 지난해 조강생산량 기준으로 각각 6위(3448만 t)와 23위(1332만 t)인 두 회사가 합치면 생산량이 4780만 t으로 2위로 껑충 올라선다. 이에 따라 2009년 조강생산량 기준으로 5위인 포스코는 6위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두 회사는 덩치를 키워 신흥국 투자 확대와 함께 철광석 등을 갖고 있는 자원 회사들과의 가격 교섭력을 높인다는 목표다. 무네오카 쇼지(宗岡正二) 신일철 사장은 이날 합병을 발표하면서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확대가 절실하다”며 “두 회사가 경영 자원을 결집해 세계 전략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합병회사가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신흥국에 수천억 엔(수조 원) 규모의 제철소를 세워 중복투자를 막겠다는 것이다.
두 회사의 합병은 2000년대 들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세계 철강 대형 업체 간 합종연횡 흐름을 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002년 일본 가와사키(川崎)제철은 NKK와 통합해 JFE홀딩스(2009년 기준 9위)를 만들었고, 2006년에는 인도의 미탈스틸이 룩셈부르크의 아르셀로를 흡수해 아르셀로미탈이라는 세계 1위 최대 기업이 탄생했다.
국내 철강업계 관계자는 “세계 2위가 되는 합병회사의 원가 협상력은 기존 두 회사가 각각 갖고 있던 협상력의 단순 합계를 넘을 것”이라며 “철강 산업에서 나날이 원료 비중이 높아지는 만큼 두 회사 합병이 업계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회사의 해외 네트워크가 합쳐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면 최근 일본의 조선·기계업체들이 해외 진출을 꾀하는 데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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