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경제뉴스]이달부터 달라지는 자동차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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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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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차사고 수리비 금액따라 일정비율 부담해야

《 2월부터 자동차보험이 많이 달라진다던데, 어떻게 바뀌고 배경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네. 이번 달부터 자동차보험이 달라진다는 뉴스를 접하셨을 텐데요.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에서 발표한 자동차보험 개선안 중 2월부터 몇 가지 개선안이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특히 운전자들이 피부로 느끼게 될 변화들이 적지 않을 것 같은데요. 일단 자기부담금 제도가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뀌며 교통법규 위반에 따른 보험료 할증 기간과 대상도 크게 늘어납니다. 한마디로 운전자 본인에게 사고 책임을 더 묻게 된다고 할 수 있죠.

사실 왜 갑자기 자동차보험이 이렇게 바뀌게 된 것인지 의아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자동차보험 개선 논의는 지난해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보험료 대비 보험금 지급비율)’이 고공비행을 계속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지난해 태풍피해와 경기회복에 따른 나들이객 증가 등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증하면서 매달 80% 이상을 기록했거든요. 그러자 지난해 9월과 10월 손보사들은 이례적으로 자동차 보험료를 3%가량 연달아 인상했습니다. 손해율이 80%가 넘어서면서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대형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실제로 일부 다이렉트 손보사의 경우에는 임원들을 경질할 만큼 경영에 ‘적신호’가 켜졌죠.

그러나 손보사들이 보험료 인상으로 손쉽게 문제를 해결한다는 비난도 거세게 일었습니다.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가뜩이나 고물가에 시달리는 서민들에게 큰 부담을 안겼기 때문이죠. 결국 정부가 자동차보험 문제를 여러 관련부처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범정부적인 차원에서 하나하나 풀어보겠다고 나섰습니다. ‘보험료를 올리지 않으면서 지출은 줄여 자동차보험을 정상화해보자’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실제로 태스크포스(TF)가 꾸려져 다양한 논의가 오갔습니다. 경찰청 협조하에 음주운전 등 단속을 강화하고 무인단속 카메라를 늘려서 교통사고 자체를 줄이는 방안은 물론이고 보험사의 사업비도 대폭 줄이는 대책 등이 검토됐습니다. 자동차보험과 건강보험 진료수가를 동일하게 적용해서 진료비와 입원 일수를 줄이는 방안도 논의됐습니다. 하지만 의료업계, 정비업계 등의 반발도 적지 않았지요. 견해차로 진통을 겪던 금융당국은 일단 합의를 이룬 개선안을 지난해 12월 29일 1차로 발표했습니다. 그 가운데 3가지 제도가 우선적으로 달라집니다.

그럼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볼까요. 일단 ‘자기부담금 정률제’가 있는데요. 지금껏 자기차량(자차) 사고의 자기부담금은 정액제였습니다. 차량 손해액이 크든 작든 관계없이 일정 금액만 부담하면 됐지요. 하지만 이제 자기차량 손해액의 일정 비율을 운전자가 선택한 정률제에 따라 부담하게 됩니다. 정률제는 20%와 30% 중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최저부담금은 운전자가 선택한 할증기준금액의 10%이며 최대부담금은 50만 원으로 제한됩니다. 예를 들어 할증기준금액 200만 원 가입자가 20% 정률제를 선택하면 최저부담금은 200만 원의 10%인 20만 원입니다. 이 운전자가 수리비 50만 원짜리 사고를 내면 정률제에 따라 20%인 10만 원을 내는 것이 아니라 최저부담금인 20만 원을 내야 하는 것이지요. 반면 수리비 500만 원짜리 사고를 내도 20%인 100만 원이 아니라 최대부담금 50만 원만 내면 됩니다.

교통법규 위반에 따른 보험료 할증기간도 달라집니다. 지금까지는 신호위반, 속도위반, 중앙선 침범 등의 교통법규 위반은 전년 5월부터 해당 연도 4월까지 위반 횟수를 헤아려 할증했습니다. 2, 3회 위반하면 5%, 4회 이상이면 10% 보험료가 할증됐지요. 그러나 앞으로는 교통법규 위반을 집계하는 기간이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납니다.

장기 무사고 운전자에 대한 혜택은 늘어났습니다. 지금까지 12년 이상 장기 무사고 운전자의 자동차보험료 최대 할인율은 60%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13년 이상 무사고 운전자는 할인 혜택이 더 늘어 62% 할인을 받게 됩니다.

16일 삼성화재를 시작으로 손보사들이 이같이 달라진 제도들을 차례로 시행할 예정입니다. 새로 가입하거나 갱신하는 계약자는 바뀐 제도를 적용받지요. 자동차보험료를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내용을 숙지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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