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사상최대 ‘통큰 인사’ 나올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9일 03시 00분


신격호 회장 최고 실적 안고 일본행… 인사 초읽기

신격호 회장
신격호 회장
롯데그룹 계열사 사장 및 임원 인사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한국(홀수 달)과 일본(짝수 달)을 오가며 경영하는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이 8일 일본으로 떠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그간 롯데그룹 인사는 신 회장이 한국에서 설 연휴를 보내며 인사를 확정하고 일본으로 간 뒤 며칠 이내에 발표된 적이 많았다. 롯데그룹은 74개 계열사에 400여 명의 사장 및 임원이 있다.

이번 인사는 여러 측면에서 관심을 끈다. 우선 롯데그룹 각 계열사가 지난해 골고루 장사를 잘했다. 지난해 국내 유통업계 처음으로 1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낸 롯데쇼핑뿐 아니라 다른 계열사들도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냈다. 그룹 관계자는 “올해 롯데그룹 인사는 개선된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승진 폭이 가장 큰 ‘통 큰’ 인사가 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등 주요 계열사 사장들의 움직임 여부도 관심사다. 이철우 롯데쇼핑 및 백화점 대표이사 사장(68)은 2007년부터 현직을 맡아 롯데쇼핑의 성장을 이끌어왔다. 노병용 롯데마트 사장(60)은 지난해 ‘통 큰 치킨’으로 롯데마트의 집객(集客) 효과를 높여 계열사 연말 사장단 회의에서 박수를 받았다. 소진세 롯데슈퍼 사장(61)은 편의점 ‘바이더웨이’를 운영하는 코리아세븐 대표를 겸하면서 롯데그룹 내 신사업의 선두에 있다.

국내 유통업계에서는 ‘통 큰 치킨’으로 스타덤에 오른 노 사장이 롯데쇼핑 사장을 맡게 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오너 2세인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69) 다음으로 나이가 많은 이철우 사장은 지금껏 매년 인사를 앞두고 신격호 회장에게 대표 고사(固辭)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롯데그룹에서는 “일본의 종신고용처럼 사람을 귀하게 오래 쓰는 신 회장의 인사 철학을 모르고 하는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 이제는 고인이 된 장성원 전 롯데쇼핑 사장은 롯데쇼핑 사장을 12년, 롯데호텔 사장을 10년 했다.

대구고 동기 동창으로 사학 라이벌을 나와 주로 롯데백화점에서 비슷한 시기에 승진해 온 노 사장(연세대)과 소 사장(고려대)의 행보도 관심거리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대중에게는 롯데마트의 인지도가 높고, 슈퍼와 편의점은 성장 가능성이 커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자리”라면서 “두 사장이 자리를 맞바꾸는 것도 상상해볼 수 있는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재계에 불고 있는 ‘젊은 조직’ 바람을 탈지도 관심거리다. 현재 롯데그룹의 부사장급 이상 대표 중에는 강현구 롯데닷컴 대표이사 부사장(51)이 최연소다. 요즘 신격호 회장은 부쩍 ‘인재’를 강조한다고 한다. 아들인 신동빈 부회장도 “변해야 산다”며 최근 계열사 사장들에게 삼성전자의 태블릿PC 갤럭시탭을 지급했다.

두둑한 현찰을 쥐고 대한통운 등의 매물에 눈독을 들이는 국내외 인수합병 군단의 진영을 어떻게 짜는지도 또 다른 볼거리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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