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으로 취업뚫기]세아상역 이세신-이지혜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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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7일 03시 00분


꼼꼼女… 열정男

세아상역을 유일한 취업 목표로 삼고 아르바이트생에서 인턴사원으로, 다시 정식 직원으로 거듭난 이세신 씨(오른쪽)와 이지혜 씨. 이들은 “반드시 세아상역에서 일하고 싶다는 열정을 회사에서도 알아준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세아상역을 유일한 취업 목표로 삼고 아르바이트생에서 인턴사원으로, 다시 정식 직원으로 거듭난 이세신 씨(오른쪽)와 이지혜 씨. 이들은 “반드시 세아상역에서 일하고 싶다는 열정을 회사에서도 알아준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 갭, 망고, 자라 등 해외 유명 의류브랜드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 등으로 옷을 수출하는 세아상역은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진 기업은 아니다. 하지만 의류나 무역 관련 학과 졸업생 사이에서는 취업 1순위 기업으로 꼽힌다. 평소 옷에 관심이 많았던 이세신 씨(28)와 이지혜 씨(25·여)는 세아상역을 목표로 취업을 준비했다. 아르바이트생부터 시작하기도 했고, 대기업 인턴을 마다하고 세아상역 인턴으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이들의 취업 목표는 단 한 곳뿐이었다. 》
○ 아르바이트로 시작해 정규직으로

1월 세아상역 해외영업부 3본부 정식직원으로 발령받은 이세신 씨는 이미 회사에서 유명한 인물이다. 아르바이트부터 시작해 인턴을 거쳐 정식직원으로 채용된 파란만장한 과거 때문이다.

이 씨는 일본 어학연수 시절 세아상역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 후 다른 회사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의 유일한 목표는 세아상역이었다.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뒤 무작정 이력서를 들고 인사과를 찾아 아르바이트 자리를 달라고 요구했다. 앞으로 세아상역에서 일할 테니 정규직원 채용 때까지 아르바이트로 일을 배우며 기다리겠다는 배짱이었다. 이 씨는 “세아상역은 널리 알려진 회사는 아니지만 이 분야에서는 톱클래스여서 목표로 삼았다”며 “처음 아르바이트 원서를 들고 찾아갔을 때는 인사과에서도 황당해했지만 다행히 원하는 해외영업 파트에 자리가 나 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씨는 아르바이트생 때부터 책임감이 남달랐다. 어느 날 선배의 심부름으로 해외 브랜드의 구매를 대행하는 에이전트에게 샘플을 전달하려 했는데 그 샘플에 부착된 레이스가 에이전트의 요청과 맞지 않아 불평을 들어야 했다. 아르바이트생인 데다 단순히 전달하는 일을 맡았기에 책임을 피하려 했다면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식사도 거른 채 샘플을 다시 제작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던 이 씨는 지난해 5월 세아상역의 상반기 공채에 응시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면접에서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은 게 결정타였다. 이 씨는 “정말 이 회사에서 꿈을 펼치고 싶었는데 충격이 컸다”며 “하지만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잘라야 한다는 마음을 먹고 곧 이어진 인턴 공채에 지원해 합격했다”고 말했다.

인턴이 된 뒤 이 씨는 조직에 잘 어울리려 노력했다. ‘영업은 곧 사람을 만나는 것’이라는 철칙을 명심하고, 회사 내 직원뿐만 아니라 밖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처지도 이해하려 했다. 또 필요한 정보를 잊지 않기 위해 메모를 생활화했다. 술자리에서도 메모를 할 만큼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

이 씨는 지난해 말 하반기 공채에 다시 지원했다. 회사 임원들까지 이 씨가 아르바이트부터 시작한 것을 알기에 ‘또 떨어지면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이 많았다. 이 씨는 “또 떨어진다면 누가 이기나 보자는 생각으로 계속할 작정이었다”며 “아르바이트, 인턴으로 일하면서 테스트를 받는다는 생각보다 이 회사에서 열심히 하려는 열정을 보여준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 오류 줄이려 확인 또 확인

인턴 기간 해외영업팀에서 샘플을 관리하는 일을 맡았던 이지혜 씨는 에이전트에게 보내야 하는 샘플을 정확하게, 늦지 않게 보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해외 공장에 있는 생산 담당자에게는 주로 e메일로 샘플 제작을 의뢰하는데, 이 담당자가 다양한 샘플을 관리하다 보니 종종 제때 연락이 되지 않는 경우가 생겼다.

그래서 이 씨는 제품의 설명을 최대한 자세하게 적어 자주 e메일을 보냈다. 꼭 샘플에 포함돼야 하는 정보는 사진으로 찍어 알기 쉽게 요청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이 씨가 맡은 샘플은 제대로 관리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작업지시서만 보내면 의도와 다른 샘플이 나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요청 사항을 포스트잇에 적어 상세하게 작업을 의뢰하기도 했다. 이 씨는 “사소한 것이지만 꼼꼼하게 짚어주면 제품의 질이 높아진다”며 “에이전트가 ‘지혜 씨가 온 뒤로 관리가 제대로 돼 좋다. 공채에 합격하면 같이 일하고 싶다’는 말을 들었을 때 무척 기뻤다”고 말했다.

인턴 초기 품질관리팀에 배정받았던 이 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해외영업팀에 가기 위해 여러 차례 인사과의 문을 두드렸다. 해외영업팀에 자리가 있는지, 어떤 자질이 필요한지 등을 자세히 물었다. 해외영업팀은 야근이 많아 체력이 중요하다는 조언에 따라 아침마다 수영장에 다닐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

이 씨는 인턴 시절 정해진 출근시간보다 한 시간 일찍 나왔다. 누가 알아주는 것은 아니었지만 한 시간 먼저 나와 업무를 준비하면 그만큼 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었다. 업무 시작 전 하루의 업무에 대해 목록을 만들고 이를 확인하면서 일해 실수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이 씨는 “대기업 인턴을 그만두고 세아상역으로 온 것은 이 회사가 가장 원하던 회사였기 때문”이라며 “내 열정과 진심을 회사에서도 알아준 것 같다”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 세아상역 인턴십 과정은

세아상역은 분기별로 인턴십을 운영한다. 선발된 인턴은 현업에 배치돼 3개월간 선배 사원(멘터)의 지도에 따라 실무능력을 기를 기회를 갖는다.

부서 배치 이후에는 직장 내 교육훈련(OJT)을 통해 기본 및 실무에 대한 교육을 받으며 멘터를 통해 일대일 교육도 지속적으로 받는다. 인턴십 기간 중 매주 진행되는 과제 실습내용은 주간실습 평가서를 통해 보고한다.

또 세계 곳곳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인 만큼 외국어 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영어뿐만 아니라 스페인어, 프랑스어,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어, 중국어 등 제2외국어 특기자들을 우대한다.

■ 인사담당자가 말하는 인턴십

▽좋은 예: 작은 일에도 도전적인 인턴

시키는 일만 하기보다 작은 일이라도 찾아서 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인상을 주는 것이 좋다.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맡은 일을 잘 이해하고 시간 내에 결과물을 만들어 내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나쁜 예: 수동적인 인턴

새로운 도전을 하기보다는 현실에 안주하고, 불성실한 모습을 보이거나 수동적인 태도로 업무에 임하는 인턴사원은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배우려는 자세가 부족하거나 주변의 조언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때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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