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40여 년간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고, 2008년 경제위기를 극복하며 회사를 경쟁력 있게 만든 것은 절박한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여러 기술개발과 원가절감 노력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지난해 9월 운영회의에서 임직원에게 “도전적으로 기술개발과 원가절감을 추진해 달라”고 당부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2009년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 한국지수’에서 산업별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던 포스코 경쟁력의 근원은 결국 기술개발과 원가절감이라는 단순한 원칙을 충실하게 지켜왔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지난해 4월 세계적 철강전문 분석기관인 월드스틸다이내믹스(WSD)는 세계 철강회사 32곳을 대상으로 규모, 기술력, 수익성, 원가절감, 원료확보 등 총 23개 항목을 평가한 결과 포스코를 1위로 꼽았다. 질적인 면에서 ‘넘버1’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기술력의 두 축은 조업기술력과 제품기술력이다. 포스코의 제선조업 기술력을 보여주는 한 사례가 최근 포항제철소 4고로가 세운 단일 고로 기준 최대생산량 기록이다. 포항제철소 4고로(5600m³)는 규모는 중국 사강그룹 1고로(5800m³)나 일본 신일본제철의 1, 2고로(각각 5775m³)에 못 미치지만 제선조업 기술력을 대표하는 출선량에서는 하루 출선량 1만6126t으로 다른 곳을 앞질렀다.
포스코는 제품기술력에서도 지난해 TWIP강(초고강도강) 등 영업이익률이 20%에 이르는 고부가가치 전략 제품 판매량을 468만 t까지 늘리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내내 이어진 원료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2009년보다 영업이익이 60% 이상 증가한 것은 이 같은 제품개발과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자동차강판은 특히 t당 가격이 일반 범용재보다 20∼30% 더 비싸고 판매 계약도 장기적으로 이뤄져 철강사라면 모두 선점하고 싶어 하는 분야다. 포스코는 이런 자동차강판 시장에서 형상이 복잡한 자동차 부품을 쉽게 가공할 수 있고 얇으면서도 강도가 충분해 ‘꿈의 소재’라 불리는 TWIP강의 원천기술 특허를 보유해 경쟁사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포스코는 또 지난해 8월에는 두께를 0.7mm에서 0.55mm로 줄이고 무게도 기존 제품 대비 20%가량 가벼운 고강도 자동차강판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외에도 포스코는 석유수송용 강관 소재인 고급 API 강재 부문 등도 또 다른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해 API재의 생산원가를 절감하는 양산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변화하는 미래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포스코가 갖춰야 할 경영이념으로서 ‘열린경영’, ‘창조경영’, ‘환경경영’을 제시하고 있다. 회사 측은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취직하고 싶은 기업, 같이 일하고 싶은 기업, 투자하고 싶은 기업, 환경을 보호하는 기업이 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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