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재테크]어린이 경제교육 방법은…

통장-펀드 아이들 이름으로… 절약 습관 저절로

《 Q. 3월이면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합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처럼 아들에게 어릴 때 올바른 경제관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본인의 용돈 관리를 규모 있게 잘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실생활에서 꼭 필요한 금융지식과 경제상식을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실제 금융상품을 활용해 자녀의 경제교육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
A. 필자가 예전에 근무하던 은행 지점에는 매일 찾아오는 꼬마 손님 두 명이 있었습니다.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남자아이와 오빠의 손을 꼭 잡고 오는 여동생이었습니다. 이 아이들은 매일 남은 용돈을 빼놓지 않고 입금하러 왔습니다. 꼬박꼬박 저축하러 오는 아이들이 기특해 직원들이 사탕이나 과자를 주거나 이것저것 작은 선물을 챙겨주기도 했습니다. 그 아이 부모님의 경제관념은 상당히 앞서 있었나 봅니다. 그때만 해도 자녀 명의로 통장을 만들어 자녀가 직접 용돈을 관리하도록 하는 부모가 흔하지 않았던 시절입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부모들이 자녀 명의로 통장을 만들어 관리해주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올바른 경제관념을 심어줄 수 있는 첫 번째 방법은 자녀 명의로 통장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조금씩이지만 불어나는 예금액을 보면서 아이들이 저축의 의미를 스스로 깨치고 뿌듯함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또 돈이 제법 모이면 성취감을 느끼는 동시에 아껴 쓰는 생활 습관도 저절로 익힐 수 있습니다.

요즘 시중은행이 판매하고 있는 어린이 대상 상품을 보면 미성년자 명의로 가입할 때 가산금리를 주거나 선물을 제공하고 어린이 경제교실에 초청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주는 예금 및 적금 상품이 많습니다. 통장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예쁜 캐릭터로 디자인해 자녀들의 호기심을 끌 수 있습니다.

은행 예·적금 상품 외에 어린이 펀드를 이용해 재테크 교육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용돈 중 일부를 조금씩 정기적으로 넣으면 됩니다. 어린이 펀드는 일반 펀드와 운용 방식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변동성이 낮은 우량주 등으로 장기투자를 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펀드 상품을 고를 때에는 순자산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부가서비스는 어떤 것이 있는지 꼼꼼히 따져보는 게 좋습니다.

무엇보다 자녀 명의로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는 자녀의 입학이나 졸업 등 각종 자금 지출 이벤트에 맞춰 만기를 정하고 장기, 단기 상품으로 적절히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중요합니다. 또 자녀가 통장이나 펀드를 직접 관리하기 어렵다면 부모가 관리해주되 일정 기간마다 자녀와 함께 통장 관리를 상의하는 게 중요합니다. 또 가입한 상품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예·적금 통장을 만들어주면서 예금과 적금의 원리를 설명하고, 어린이 펀드에 가입하면서 투자와 저축의 차이를 설명해주는 식이지요. 자연스럽게 재테크에 대한 기본 상식을 알려주고 금융 교육도 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평소에 따분하다고 외면했던 경제 뉴스에 귀 기울이는 자녀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자녀들에게 저축하는 습관을 길러주려면 기본적으로 받은 용돈을 규모 있게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줘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용돈 기입장을 만들어 본인의 씀씀이를 꼬박꼬박 기록하도록 해야 합니다. 예쁜 용돈 기입장을 사주는 것도 좋고, 인터넷에서 용돈 기입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용돈 기입장을 쓰면 들고 나가는 돈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자신의 잘못된 소비 습관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 용돈 기입장을 쓰기 전에 미리 작성한 예산과, 쓰고 난 다음 작성한 결산을 비교함으로써 낭비하는 습관도 고칠 수 있습니다. 용돈 기입장을 꼼꼼히 쓰는 어릴 때 버릇이 결국 합리적인 소비 습관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주현주 신한은행 강남PB센터 팀장

정리=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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