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액자산가들의 투자 패턴이 과거와 확연히 달라졌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고액투자자들의 투자 스타일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일반 투자자들과 명백히 차별화된다.
먼저 부자들은 다양한 투자 대상에 분산투자한다. 요즘 고액자산가들이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상품을 살펴보면 참으로 다양하다. 향후 경기회복을 기대하고 원자재와 곡물을 실어 나르는 벌크선의 시황을 나타내는 ‘벌크선 운임지수(BDI)’에 투자하는 구조화펀드,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추세를 따라가며 투자하는 헤지펀드, 금 가격을 스와프 거래하는 파생상품 펀드 등을 꼽을 수 있다. 인플레이션 때 수익을 내는 물가연동채권 펀드, 탄소배출권과 스마트그리드에 장기 투자하는 사모펀드, 홍콩에서 발행된 중국 위안화 채권에 투자하는 딤섬펀드 등도 부자들이 분산투자하는 대표적 투자처다. 또 미국이나 유럽의 개별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자산가도 늘었다.
이와 같은 투자는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생소한 상품이다. 또 전통적인 금융상품과 달리 해당 상품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꼼꼼하게 분석해야 투자가 가능한 분야다. 하지만 고수익의 단기 차익을 노리는 기관투자가나 시장 변화를 신속하게 읽고 앞서 투자하는 ‘스마트 머니’들은 이미 상당 자금을 이런 상품에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들은 분산투자를 하되 분산 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는 소수 상품에 집중 투자하는 패턴을 많이 보이고 있다.
일반 투자자와 구별되는 부자들의 또 다른 투자 스타일은 투자 고객이 한정된 사모형 특화 상품을 선호한다는 점이다. 자신의 자금 계획과 위험 선호도에 맞춰,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유망해 보이는 투자 대상을 담은 맞춤형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다. 작년 한 해만 봐도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참여하는 공모펀드는 설정액이 27조 원 이상 감소한 반면 거액투자자 및 기관투자가를 주요 대상으로 하는 사모펀드는 설정액이 15조 원 이상 증가했다.
고액자산가들의 투자 패턴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전문화된 분산투자를 통해 수익을 추구하고 위험을 관리한다’고 할 수 있다. 전문 투자자문 서비스를 찾는 고액투자자들이 점점 더 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액자산가들은 이제 여러 판매사에 분산투자하는 것보다 자신들의 특화된 니즈를 충족시켜 주고, 다양한 상품에 대해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모니터링해줄 수 있는 전문적인 투자자문 서비스를 찾고 있는 것이다.
이미 선진화된 해외 금융회사들은 이런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앞선 금융회사는 이미 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전문가 그룹이 조언하는 투자자문 서비스를 실시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앞으로 국내 금융시장은 고액자산가들의 변화된 요구와 수요에 맞춰 전문 투자자문 서비스가 새로운 트렌드로 정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자산관리시장도 새롭게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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