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병기 ‘코란도C’ 쌍용차 구세주 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23일 03시 00분


《 쌍용자동차가 22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인 ‘코란도C’ 신차 발표회를 열고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코란도C는 쌍용차가 2008년 2월 ‘체어맨W’ 이후 3년 만에 처음 내놓은 신차로, 2005년 9월 단종된 3세대 코란도 이후 6년 만에 출시되는 완전변경 모델이다. 마힌드라에 매각되는 쌍용차는 코란도C가 경영 정상화의 구세주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22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쌍용자동차의 ‘코란도C’ 보도발표회에서 이유일 공동관리인, 박영태 공동관리인, 김규한 노조위원장(왼쪽부터)이 차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제공
22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쌍용자동차의 ‘코란도C’ 보도발표회에서 이유일 공동관리인, 박영태 공동관리인, 김규한 노조위원장(왼쪽부터)이 차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제공
2007년 7월 프로젝트명 ‘C200’으로 개발에 들어간 코란도C는 최근 3년여간 파란만장한 시간을 보낸 쌍용차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2009년 4월 서울모터쇼에서 C200 콘셉트카로 첫선을 보인 코란도C는 원래 같은 해 시장에 나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2009년 8월부터 77일간 이어진 노조 파업 등으로 출시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노조원들이 연구소를 점거하는 바람에 연구원들은 일시적이지만 연구 장소를 잃었다. 그러나 그들은 협력업체를 전전하며 연구개발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하루빨리 신차를 시장에 내놓는 것이 최선이었기 때문이다. 오랜 파업이 끝난 뒤에는 자금 부족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일부 협력업체는 대금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부품 공급을 거부해 출시 일정이 계속 미뤄졌다.

이유일 쌍용차 공동관리인은 이날 행사에서 “코란도C는 임금 지급을 미루면서까지 비용을 아껴 연구개발에 투자해 만든 차”라며 “직원들의 꿈과 희망을 담은 코란도C가 쌍용차 회생을 이끌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쌍용차는 올해 내수시장에 2만여 대, 수출 2만5000여 대 등 4만5000여 대 판매를 목표로 세웠다. 이는 올해 쌍용차 전체 판매 목표(12만3000대)의 4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한다. 쌍용차 회생 여부가 코란도C의 성패에 달린 셈이다.

쌍용차가 2800억 원을 투자해 만든 차답게 차량 성능이 크게 개선됐다. 코란도C는 쌍용차 모델로는 처음으로 차체와 프레임이 하나로 이뤄져 무게를 줄인 모노코크 타입을 채택해 연료소비효율이 향상됐다. 연비는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2륜 구동 L당 15km, 4륜 구동 L당 13.1km를 달성했다.

쌍용차 ‘코란도C’의 내부 모습. 뒷좌석을 접으면 자전거 한 대를 싣고도 남을 정도로 실내가 넉넉하다. 쌍용자동차 제공
쌍용차 ‘코란도C’의 내부 모습. 뒷좌석을 접으면 자전거 한 대를 싣고도 남을 정도로 실내가 넉넉하다. 쌍용자동차 제공
6단 자동변속기는 도로 여건이나 변속기 오일의 온도에 따라 변속패턴을 스스로 조절하는 인공지능 기능을 갖췄고, 최고급 안전품목을 적용해 차량 충돌 시 충돌에너지가 분산되도록 설계해 안전성도 강화했다. 판매 가격은 1995만∼2735만 원으로 결정됐다.

쌍용차는 이날 마힌드라와의 향후 협력방안과 신차 개발계획, 브랜드 전략 등에 대한 청사진도 밝혔다. 이수원 쌍용차 기술연구소 상무는 “앞으로 쌍용차도 소형 승용차 라인업이 필요하다”며 “마힌드라와 협력해 체어맨보다 작은 승용 모델과 크로스오버카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형 코란도C 플랫폼을 토대로 차체를 키운 신모델 개발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쌍용차 브랜드는 회사가 마힌드라로 인수된 뒤에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유일 공동관리인은 “쌍용차라는 브랜드명이 세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 많이 알려졌기 때문에 앞으로도 세계 시장에서 쌍용차 브랜드를 계속 유지해 나가기로 마힌드라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제주=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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