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박지성과 분산투자 공통점은? 상황 급변때 든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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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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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헌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자산배분PS팀장
송태헌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자산배분PS팀장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였던 신흥국 증시가 올 들어 주춤하는 사이 그동안 부진했던 선진국 증시가 더 나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신흥국들이 물가상승 압력과 싸우느라 긴축 정책에 골몰하는 동안 펀더멘털 회복에 여념이 없는 선진국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시장 상황을 반영하듯 최근 선진국 투자 상품에 대한 문의가 부쩍 늘고 있다. 시장의 추세가 전환되면서 전환기의 투자 논리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전환기의 투자 대안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먼저 자금 흐름의 변동을 예측해 가장 전망이 좋은 자산을 골라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방법이다. 정확한 예측과 발 빠른 실행이 뒤따르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문의한다. 다른 하나는 투자자의 위험성향에 맞춰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방법이다. 높은 수익을 내는 자산과 낮은 수익을 내는 자산에 골고루 투자하기 때문에 고수익보다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목표로 한다. 필자에게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추천하라고 한다면 교과서적으로 들리겠지만 분산투자라고 답하고 싶다.

얼마 전 축구 국가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박지성 선수에게 동료 차두리 선수가 보냈던 메시지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너는 분명 가장 빠르지 않아. 그렇다고 가장 큰 것도 아니야. 힘이 가장 센 것도 아니고. 하지만 경기장에서 너는 최고야. 너와 경기를 하다 보면 이런 생각을 자주해. 특히 경기가 안 풀릴 때, 우리에게 지성이가 있다고.”

어떤 의미에서 분산투자의 가치는 박지성 선수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분산투자는 분명 최고의 수익을 내거나 가장 매력적인 투자 방식은 아닐 수 있다. 투자하는 모든 자산이 높은 수익을 내는 것도 아니고 수십 배, 수백 배의 수익률을 올렸다고 세간의 화제가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분산투자를 강조하는 까닭은 변화무쌍한 금융시장에서 장기적으로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어떤 문제를 풀 때 꼬여 있는 매듭을 푸는 해결의 방식과 문제 자체를 없애는 해소의 방식이 있다. 시장 예측을 통한 선제적 투자는 미래를 예측하는 매듭을 매번 풀어야 하는 해결의 방식이다. 반면 분산투자는 미리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 놓음으로써 시장 상황에 따라 어떤 자산으로 옮겨갈지 고민하는 것 자체를 더는 해소의 방식이다. 같은 상황에서 고민의 빈도와 정도를 줄일 수 있다면 후자가 더 상책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시장이 전환기일수록 분산투자를 하면 앞으로 추세가 옮겨갈 수 있는 자산에 이미 일부 투자하고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다. 경기가 안 풀릴 때 동료 선수에게, 또 국민에게 캡틴 박지성의 존재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송태헌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자산배분PS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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