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국내 기업들이 잇달아 ‘배당 잔치’를 벌이면서 1억 원 이상의 현금 배당을 받는 주주가 처음으로 1000명을 넘어섰다. 100억 원 이상을 배당받는 ‘배당 거부(巨富)’도 13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27일 재벌닷컴이 현금배당을 결의한 12월 결산 상장기업 698곳의 현금배당 현황(중간배당 포함)을 집계한 결과 배당금 1억 원 이상을 받는 대주주 및 특수 관계인은 지난해보다 90명 늘어난 1005명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00억 원 넘게 현금배당을 받는 대주주는 작년보다 3명 늘어난 13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10억 원 이상을 배당받는 주주도 190명으로 지난해보다 23명 증가했다.
현대중공업의 최대 주주인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제치고 배당소득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작년 말 기준 현대중공업 지분 10.8%(821만5주)를 보유한 정 전 대표의 배당금은 574억7000만 원으로 작년(287억3500만 원)의 2배로 늘었다. 현대중공업의 주당 배당금이 지난해 3500원에서 올해 7000원으로 증가한 덕분이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가 주당 배당금을 8000원에서 1만 원으로 올리면서 작년보다 24% 늘어난 510억8000만 원을 배당받는다. 이 회장이 20.76%의 지분을 갖고 있는 삼성생명이 3월 결산법인이라 이번 집계에서 빠진 만큼 삼성생명 배당금을 포함하면 이 회장의 배당금이 가장 많을 것으로 보인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현대차, 현대모비스 등이 배당을 늘리면서 399억4000만 원의 배당금을 챙긴다. 이어서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187억2000만 원으로 배당금 순위 4위를 차지했으며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작년보다 무려 111% 늘어난 156억4000만 원을 배당받으면서 가장 높은 배당금 증가율 기록을 세웠다.
이 밖에 구본준 LG전자 부회장(135억8000만 원), 정몽진 KCC그룹 회장(130억8000만 원), 김상헌 동서 회장(130억6000만 원),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118억3000만 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117억6000만 원) 등이 100억 원대 배당 부자에 합류했다.
여성 대주주 가운데는 이건희 회장 부인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108억3000만 원으로 가장 많은 배당을 받는다. 이어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작년보다 96% 늘어난 83억5000만 원의 배당금을 받는다. 10억 원 이상을 배당받는 여성 배당 부자는 17명이며 이들을 포함해 1억 원 이상을 배당받는 여성 대주주는 191명이다. 또 1억 원 이상을 받는 만 20세 미만의 미성년 배당 부자도 작년보다 2명 늘어난 2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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