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일은 숫자 ‘3’이 두 개 겹친다고 해서 ‘삼겹살데이’로 불립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은 삼겹살데이에 삼겹살 할인판매 이벤트를 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대형마트도, 돼지 사육농가도 아닌데 매년 삼겹살데이를 손꼽아 기다리는 업체가 있습니다. 바로 온라인 서점입니다. 온라인 서점이 왜 삼겹살데이를 기다리느냐고요? 이날이 온라인 서점의 연중 최대 대목이기 때문입니다.
3월 달력을 한번 볼까요? 아시다시피 2일은 각급 학교의 입학식과 개학이 집중된 날입니다. 온라인 서점 관계자는 이날 새 학기 수업에 쓸 교재나 참고서를 확인한 학생 고객들이 다음 날인 3일 무더기로 책을 주문하곤 한다고 설명합니다.
국내 최대 인터넷서점 예스24는 지난해 3월 3일 하루에 23억 원의 매출을 올려 2009년 같은 날 세운 하루 매출 최고기록(20억 원)을 1년 만에 갈아 치웠습니다. 도서 주문량도 2009년 18만여 권에서 지난해에는 24만여 권으로 크게 늘었지요. 하루 매출 23억 원은 평소(10억 원)의 2배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랍니다. 예스24는 올해 삼겹살데이 당일 매출 목표를 28억 원으로 높여 잡고 또 한 번의 기록 경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공휴일인 3·1절도 삼겹살데이 온라인 서점 매출 증대의 숨은 공신입니다. 통상 온라인몰은 공휴일에는 매출이 줄어들지만 하루 이틀 지난 뒤 다시 늘어난다고 합니다. 휴일 나들이나 휴식 등을 이유로 미뤄놓았던 주문을 휴일이 지난 다음 평일에 몰아서 하기 때문인데요, 특히 올해처럼 3·1절이 주중에 있으면 다음 날(2일)이나 그 다음 날(3일)로 이동하는 주문이 많아진다고 합니다.
대목을 앞둔 온라인 서점 직원들은 2월 말부터 비상근무를 시작했습니다. 한 명이라도 일손을 늘리려고 본사 직원이 물류센터에 급파되는가 하면 연장 근무는 다반사입니다. 매년 삼겹살데이에 대박을 이어가는 온라인 서점들이 올해는 고생한 직원을 위해 삼겹살 파티를 열어주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렇게 하면 삼겹살데이에도 구제역 때문에 돼지고기 소비 감소를 걱정하는 축산농가의 시름을 조금은 덜어 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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