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가 옷깃을 여미게 하지만 그래도 봄은 왔습니다. 새로운 계절과 함께 우리 곁에 찾아온 것이 또 있습니다.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아톰, 바비…. 주로 슈퍼 영웅의 성격을 갖춘 추억의 캐릭터들입니다.
스포츠 캐주얼 패션브랜드 ‘컨버스’는 최근 미국 유명 만화 출판사인 DC 코믹스와 콜라보레이션(협업)해 슈퍼맨과 배트맨을 운동화(사진)에 그렸습니다.
메이크업 브랜드 ‘맥’이 3월 한정판으로 선보인 ‘원더우먼 컬렉션’은 슈퍼 영웅인 원더우먼을 패키지에 프린트한 화장품들을 기존보다 용량이 커진 점보 사이즈로 선보였습니다. 내비게이션 업체인 ‘파인디지털’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스카 오사무의 ‘우주소년 아톰’을 이 회사 브랜드 ‘파인드라이브’의 광고모델로 내세웠습니다. 삼성전자는 ‘센스 노트 PC’ 전면에 바비 캐릭터를 그린 ‘바비 스페셜 에디션 2’를 선보입니다.
왜 요즘 산업계는 이들 캐릭터와 사랑에 빠진 걸까요. 각 회사에 물어봤습니다.
“슈퍼 영웅을 동경했던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면서도 빈티지한 디자인이 스타일리시하지 않습니까.”(컨버스)
“아마존 여전사들을 다스리는 원더우먼의 강인하면서도 여성적인 매력이 당당한 현대 여성의 뷰티 아이콘이 됩니다.”(맥)
“강력하고 빠른 아톰이 내비게이션 제품 특징과 맞아떨어집니다.”(파인디지털)
“최근 정보기술(IT) 기기가 하나의 액세서리가 되면서 트렌드에 민감한 여성들의 스타일을 완성해 줍니다.”(삼성전자)
남녀노소에게 사랑받는 친근함, 강력한 연상 작용이 가져오는 제품 인지도 향상 효과, 요즘 중요하게 떠오르는 ‘펀(fun) 마케팅’ 등 이유는 다양했습니다.
계절적 요인도 있답니다. 봄은 입학, 취업 등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때라 20, 30대 젊은 타깃 소비자에게 희망찬 출발을 응원하는 메시지도 있다고 합니다. 씩씩하고 패기 넘치는 ‘롤 모델’로 슈퍼 영웅 캐릭터만한 게 없다네요.
수십 년 역사를 지닌 복고 캐릭터들은 시대에 맞춰 진화하기 때문에 친숙하면서도 늘 세련된 이미지를 줍니다. 세계적 브랜드들이 “제발 콜라보레이션하자”고 간청하는 ‘한국판 캐릭터’의 탄생과 성장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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