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시작된 물가 불안과 금리 인상 우려에 이어 최근 중동지역의 불안에 따른 유가 급등이 한국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이에 따른 외국인들의 한국 주식시장 이탈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올 들어 외국인들의 한국 및 아시아 시장 이탈을 글로벌 자산시장의 추세적인 변화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국내 기업들이 견조한 이익을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의 달러화 강세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 역시 낮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의 한국 주식시장 이탈이 멈추고 안정을 되찾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갖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최근의 유가 급등 흐름이 장기화되지 않고 중동 불안 이전의 수준으로 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현재 유가 수준에서는 한국 및 아시아 경제활동이 활기를 띠기 어렵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연초부터 제기됐던 물가와 금리 상승 부담이 일단락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구제역과 추위, 설과 같은 계절적 요인이 완화되는 4월 이후로는 급등세가 멈출 가능성이 높다. 상품가격이 뛰고 있는 데다 정부가 원화 강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개연성이 높아 상반기에는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3, 4월 이후로는 추가 급등보다 3%대 후반에서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세 번째로 물가와 금리 상승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의 금리 인상 속도가 완만해지고, 물가 안정이 가시화됨에 따라 국채금리도 추가 급등보다는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져 있는 경기 모멘텀이 강해져야 한다. 지난해 말 미국의 감세안 연장 및 성장률 상향 등으로 달러화 자산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반면 아시아는 긴축정책이 진행되면서 경제활동이 둔화되는 모습이었다.
미국에 뒤처져 있는 한국의 경기 모멘텀은 2분기에 반등 신호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제조업의 재고조정 효과와 기저 효과 등에 따라 선행지수가 저점을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1, 2월 지표가 저점이 될 것이며 이를 확인하는 시점은 3∼5월이 될 것이다. 재고 순환지표의 반등은 정보기술(IT), 1차 금속, 자동차 산업 등을 중심으로 먼저 발생되고 있으며 기타 산업 및 선행지수 전반에 걸쳐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의 양적완화정책 종료 여부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비(非)달러화 자산이나 아시아 관련 자산가격의 추세적 하락이 시작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거시경제 환경의 매력도가 약화된 부분은 4, 5월경에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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