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기업 임원인 김모 씨(54)는 3년 전 회사에서 스톡옵션(주식매수 청구권)을 받았다. 스톡옵션에 대해 나중에 세금을 내야 한다고 하는데 어떤 세금을 언제, 얼마나 내야 하는지 궁금하다. 또 세금을 아끼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고민이다. 》 기업 임원이 스톡옵션을 행사해 수십억 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신문 기사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스톡옵션이란 기업이 임직원의 근로의욕을 높이기 위해 일정 수량의 자기 회사 주식을 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A회사에 다니는 김 씨가 행사가격이 5만 원인 스톡옵션을 1만 주 받았고, 현재 A회사 주가가 12만 원이라고 하자. 지금 김 씨가 스톡옵션을 행사한다면 12만 원짜리 주식을 행사가격 5만 원에 살 수 있는 것이다. 김 씨가 스톡옵션을 전부 행사한다면 행사 시점의 시가와 행사가액의 차이만큼인 7억 원(7만 원×1만 주)의 이익을 보는 셈이다. 세법에서는 스톡옵션을 행사할 때 얻은 이익에 세금을 매긴다.
이때 김 씨가 여전히 A회사에 근무하는지, 퇴직했는지에 따라 소득 구분이 달라진다. 계속 근무하고 있다면 근로소득으로 간주해 김 씨의 다른 근로소득과 합산해 과세한다. 김 씨의 연봉이 높아 최고세율인 38.5%를 적용받는다면 스톡옵션으로 인한 이익도 근로소득에 합산돼 최고세율로 과세되기 때문에 2억6950만 원(7억 원×38.5%)의 세금을 내야 한다.
만약 김 씨가 A회사를 퇴직한 뒤 스톡옵션을 행사한다면 이익은 근로소득이 아닌 기타소득으로 과세된다. 기타소득은 연 300만 원 이하면 22%로 과세되고 300만 원이 넘으면 다른 종합소득과 합산해 세금을 내야 된다. 회사를 퇴직한 뒤 스톡옵션을 행사하는 사람들 가운데 종합소득세 신고 때 이를 누락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스톡옵션은 행사한 연도에 과세소득으로 잡히므로 행사한 다음 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에 누락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올랐을 때 스톡옵션을 행사하는 사례가 많지만 절세를 위해서는 주가가 낮을 때 스톡옵션을 행사하는 것이 유리하다. 스톡옵션을 행사하는 시점의 시가와 행사가액의 차이만큼을 과세하므로 행사 시점의 주가가 낮을수록 과세되는 소득이 작기 때문이다. 만약 김 씨가 주가가 7만 원일 때 행사했다면 과세되는 이익은 2억 원이고 최고세율을 적용받아 7700만 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주가 12만 원에 행사했을 때와 비교하면 1억9250만 원의 세금을 아낄 수 있는 것이다.
스톡옵션은 행사를 통해 내 주식이 되는 것으로 상장주식이라면 나중에 팔 때 양도소득세가 비과세된다. 따라서 7만 원에 행사해 12만 원에 판다면 5만 원에 대해서는 세금 없이 차익 실현이 가능한 셈이다. 다만 비상장주식이거나 상장주식이라도 대주주이거나 장외거래로 팔 때는 양도세가 과세된다.
스톡옵션도 한꺼번에 행사하는 것보다 연도를 분산해 나눠 행사하는 것이 유리하다. 종합소득세는 1년 단위(1월 1일∼12월 31일)로 누진세율(6∼35%)이 적용되기 때문에 한 해에 한꺼번에 스톡옵션을 행사해 소득이 많이 잡히면 높은 세율이 적용돼 세금이 많아진다. 따라서 행사 차익이 동일하다고 가정한다면 여러 해에 나눠 행사하는 것이 소득이 분산돼 절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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