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리비아 사태를 계기로 원자재 시장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원자재 시장이나 펀드에 대한 관심은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졌다. 작년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울 정도로 크게 올랐고 국제 곡물가격도 폭등했기 때문이다. 올해에는 중동지역의 정치 불안까지 겹치면서 국제유가가 2년 만에 처음으로 100달러를 넘어섰다. 이에 국내에서도 벌써부터 올해 원자재 펀드에 23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 시점에서 투자자들은 원자재 펀드의 상승세가 얼마나 계속될지 궁금해할 것이다. 현재로서는 ‘당분간 인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원자재 펀드는 장기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요건을 갖추고 있다. 우선, 중국을 중심으로 한 이머징 국가들이 빠르게 성장해 이에 따른 원자재 수급 불균형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금, 원유, 광물 등 원자재는 기본적으로 공급이 한정돼 있는 자원이다. 반면 이머징 국가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특히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은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또 중국이 서부 대개발 등 인프라 투자를 늘리면서 다양한 원자재 수요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풍부한 국제 유동성, 그리고 달러화 약세에 따른 대체 투자 자산 수요도 원자재 펀드의 인기 요인이다. 현재 미국 등 선진국은 경기 회복이 완만하게 진행되고 있어 금리 인상 시기가 다소 늦추어질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가 장기화되면 국제 유동성이 지금보다도 더 늘어날 것이며 이는 원자재 시장에 대한 투자 수요로 이어진다. 여기에 미국의 재정수지 적자로 달러화의 위상이 계속 흔들리고 있다. 이에 원자재가 매력적인 대체 투자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외에도 지정학적 리스크, 자원민족주의도 원자재 시장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있다. 튀니지에서 시작된 재스민 혁명이 이집트의 정권교체 이후 리비아의 반정부 시위 격화 등 여타 국가로 옮아가는 상황이다. 주변국이 중재에 나서고 있어 3차 오일쇼크로 비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이 지역에서 민주화 요구 여파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란 등 중동지역에 잠재된 지정학적 리스크도 언제든 원자재 시장의 뇌관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장기투자 관점에서 ‘조정 시 분할매수 전략’은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 단, 단기간에 상승폭이 매우 컸던 에너지 섹터는 가격 부담이 있어 진입 시점을 다시 한 번 점검해 봐야 한다.
한편 인플레이션 헤지나 분산투자의 측면에서도 원자재 펀드에 대한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원자재 시장은 인플레이션의 원인으로 지목될 뿐만 아니라 인플레이션의 헤지 수단으로 가장 선호하는 투자 대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또 원자재 시장은 일반 주식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아 분산투자 자산으로 가치가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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