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0 선에서 주가가 떨어지자 작년 5월 이후 8개월간 600포인트 상승에 대한 조정으로 보는 견해가 많았다. 조정 기간은 2∼3개월, 조정 폭은 고점 대비 10% 전후 수준으로 내다봤다. 조정을 야기할 변수로는 인플레이션 리스크와 통화긴축 우려, 신흥시장 자금 이탈과 외국인 매도 선회,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의 개별 악재 등이 있었다.
인플레이션과 긴축 리스크로 주가는 5% 정도 하락했다. 그런데 이후 중동 사태가 불거졌다. 예상하지 못했던 ‘이벤트 리스크’였다. 유가 상승을 수반했기에 펀더멘털 리스크로 확산될 여지가 충분했다. 돌발 리스크로 주가는 추가로 100포인트 조정을 받았다. 당초 예상했던 미국시장의 주가 조정 가능성과 유럽 재정위기의 재부각 가능성이 시장에 전혀 반영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가는 거의 10% 정도 하락했다.
현 시점에서 두 가지 변수가 관건이다. 하나는 미국과 유럽에서 부정적 뉴스가 터져 나올 때 우리 시장의 반응이다. 다른 하나는 MENA(중동 및 북아프리카·Middle East and North Africa) 사태로 인한 유가 상승 지속 여부다. 미국시장의 주가 조정과 유럽 재정위기 재부각 가능성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중동사태로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다. 더 큰 글로벌 악재인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가 급등 이슈가 시장을 지배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중동사태와 유가 변수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정황으로 볼 때 주변 국가로 소요사태가 확산될 공산이 크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유가 안정은 요원하다. 일부에선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정권이 가장 강력한 철권통치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카다피 정권이 몰락할 경우 소요사태가 주변 국가로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다만 주가와 유가에 미치는 심리적 충격은 리비아 소요사태가 정점일 가능성이 높다. 카다피 정권의 극단적 선택과 유혈참사를 이미 목격한 상황에서 주변 국가의 소요사태가 리비아보다 심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카다피만큼 자국 국민을 무차별하게 공격하는 미치광이 통치자가 없다는 것이다. 또 하나 고려해야 할 부분은 주가와 유가가 이미 중동사태의 확산 가능성을 상당 폭 반영했다는 점이다.
이를 고려할 때 조정은 1,900 선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 주말 단기 급등하면서 2,000 선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향후 조정은 기간 조정에 가까울 것이며, 이는 시간과의 싸움으로 볼 수 있다. 1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4월에 본격적인 반등 국면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단기 대응은 낙폭 과대주에 대한 기술적 매매와 장기 소외됐던 중국 관련주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이번 주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이 핵심 변수다. 시장 의견이 엇갈리지만 인상에 무게가 좀 더 실리고 있다. 이번에 동결하면 4월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이 경우 시장이 느끼는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이번에 인상하고 다음에 동결하는 쪽이 좀 더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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