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車의 반격… 韓 “신흥시장 지켜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9일 03시 00분


한국 자동차 수출이 올해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기의 고비를 넘긴 미국 GM, 일본 도요타, 혼다 등이 전열을 재정비하고 신흥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기 때문이다. 신흥시장에서 선전(善戰)하고 있는 한국 자동차회사들과 격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올해 신흥시장이 격전지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2010년 427만2000대. 2005년 이후 6년 연속 세계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위로는 중국 일본 미국 독일이, 아래로는 브라질 인도 스페인 멕시코 프랑스가 있다. 하지만 올해도 5위 자리를 낙관하기는 이르다. 금융위기 때 대규모 적자를 봤던 도요타와 혼다, 르노-닛산그룹이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미국 GM은 기업공개(IPO)를 성공시키며 공세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들 업체의 타깃은 신흥시장이다. 신흥시장은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와 중남미, 동남아시아, 중동을 포함한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신흥시장의 자동차 소비는 지난해 처음으로 선진국 시장을 추월했고 2015년에는 전 세계 자동차 소비 중 58.4%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 국내 업체, 아시아·중남미·중동에 수출 43% 의존


지난해 국내 업체의 수출물량 277만2107대 가운데 증가분은 대부분 중남미(57.3%)와 아시아(48.2%) 지역에서 나왔다. 국내 업체의 아시아, 중남미, 중동 시장 의존도는 43.4%에 달한다. 반면 북미 수출은 11.4% 증가에 그쳤고 유럽연합(EU) 수출은 1.3% 감소했다. 신흥시장 수출 의존도가 그만큼 높다는 의미다.

기아차의 수출 비중은 아시아 34.3%, 중남미 15.5%로 북미 30.6%와 비교해 더 높은 편이다. 선진국 EU 시장으로의 수출이 많은 한국GM도 아시아 중동 중남미 수출이 27.8%로 만만치 않게 높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중동 의존도가 32%, 쌍용차는 중남미 의존도가 31.5%에 달한다.

○ 글로벌 브랜드 공세 거세


국내 업체 가운데 신흥시장 공략 방안을 마련한 회사는 현대·기아차와 쌍용차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중국 제3공장, 올 초 브라질 공장의 기공식을 열면서 브릭스 전 국가의 현지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쌍용차는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를 통해 올해 하반기에 코란도와 렉스턴의 CKD(반조립제품) 인도 수출을 시작할 계획이다. 한국GM과 르노삼성차는 모회사인 GM과 르노-닛산의 글로벌 전략에 따라 수출전략을 세울 수밖에 없다.

반면 도요타와 GM 등은 저가 브랜드 전용 모델을 들고 나오며 공략을 본격화했다. 지난달 중국을 방문한 GM의 대니얼 애커슨 회장은 “현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2년간 20개 이상의 신모델과 개선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요타와 혼다 역시 신흥시장용 저가차를 각각 출시했다.

정희식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위원은 “가격과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운 정면승부가 올해 신흥시장에서 벌어질 것”이라며 “국내 업체들에는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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