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대형유전’ 참여…자주개발률 15% 기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3일 20시 00분


'석유1번지' 중동 핵심유전 확보..공세적 자원외교 성과

아랍에미리트(UAE) 유전 참여 프로젝트는 한국 석유개발사에 쾌거로 기록될만할 일이라고 정부는 평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석유가스 자주개발률이 작년말 10.9%에서 이번 양해각서(MOU)로 4.1%포인트가 단박에 상승한 15%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하루 기준 315만2000배럴에 이르는 석유가스 수입량 대비 자주개발 물량이 34만2000배럴로 약 10.9%인데, 여기에다 이번에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는 12만6000배럴을 합치면 46만8000배럴로 15%에 이른다는 셈법이다.

12만6000배럴은 '최소 10억 배럴 이상 유전광구에 참여할 수 있다'는 MOU 내용대로 일이 순조롭게 풀려서 10억 배럴 매장량을 확보한 뒤 30년간 생산하는 것을 가정할 때 나온 수치이고, 3만5000배럴은 3개 미개발광구 프로젝트가 본계약으로 이뤄져 최대로 생산될 경우를 가정한 수치다.

석유가스 수입물량 중 우리 기업이 직접 개발해 들여오는 자주개발률의 이 같은 급상승은 이명박 정부의 에너지공기업 대형화와 적극적인 자원외교, 과감한 에너지기업 인수합병(M&A)정책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물론 이런 성과가 나오기까지에는 2000년대 들어 전면화하기 시작한 범정부 차원의 자원외교 정책이 밑거름이 됐다.

국제석유가격이 치솟으면서 에너지안보의 위기감과 필요성도 덩달아 상승하던 즈음인 2004년, 노무현 정부는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등을 방문하기 앞서 자원외교라는 용어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이후 에너지기본법이 제정되고, 수많은 국가 위원회 가운데 유일하게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에너지위원회라는 범정부 기구를 가동했다.

이렇게 자원외교가 꿈틀대기 시작하면서 우리 공기업들이 리스크가 크지만 비용이 적게 드는 탐사광구를 확보하는 일들이 더러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현 정부 들어 이 같은 자원외교는 질적, 양적으로 큰 방향의 전환을 이룬다.

정부가 방향과 구상을 주도하는 데서 나아가 에너지 공기업의 대형화, 이를 위한 예산 등 각종 지원, 굵직한 생산광구 지분 확보 등으로 공세적인 정책을 구체화하는 동시에 무게있는 인적, 물적 자원을 투입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가 현 정부 출범 직전인 2007년 말 4.0%가량이던 자주개발률을 이처럼 크게 끌어올리는 결실로서 가시화되고 있는 셈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남은 임기 중 자주개발률 20%를 반드시 이루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자주개발률 20%는 에너지 위기 시 우리나라 에너지 수급에 숨통을 틔워줄 수 있는 전략적 완충 수준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앞으로 UAE뿐만 아니라 이라크 등 주요 전략지역을 지속적으로 공략할 방침이다.

이번 MOU는 이런 국가에너지 안보 강화의 의미 외에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원유의 82%를 차지하는 '석유1번지' 중동의 핵심 유전지역에 진출했다는 점에서도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사우디, 쿠웨이트 등 대부분의 중동 산유국들이 원유 개발을 직영체제로 운영하면서 자국 석유회사를 메이저로 키우고 있기에 중동의 상업유전에 외국기업이 진출하는 기회는 거의 없는 상태다.

그 와중에 미국, 프랑스, 영국 등의 서방 소수 석유메이저와 일본 기업들만 들어가 있는 아부다비 핵심 유전에, 그것도 우리나라가 1970년대 일본이 마지막으로 진출한 이래 최초로 진출하게 됐다는 것은 상당한 의의가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석유공사는 특히 매장량 보유 등을 기준으로 보면 세계 77위에 불과하지만 이번에 글로벌 메이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됨으로써 향후 중동지역 진출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한국과 아부다비 정부가 아부다비 원유 600만 배럴을 우리나라 비축시설에 무상 저장하고, 유사 시 우리나라가 사용하도록 합의한 것도 에너지 외교의 윈-윈 사례로 평가된다.

한국으로서는 별도 예산 없이 7000억 원 규모의 전략 비축유를 확보하고, 아부다비로서는 저장 비용을 절감하게 됐기 때문이다.

아부다비 정부가 한국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향후 증산되는 아부다비 원유 중 하루 30만 배럴까지 한국이 최우선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준 것도 양국 간 에너지 외교의 성과로 평가된다.

최근 불안해지는 중동정세와 국제 고(高)유가 상황을 감안할 때 중동 산유국 중정치, 경제적으로 가장 안정된 UAE 아부다비 원유를 최우선 구매할 수 있는 권리는 매력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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