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메가뱅크론자 강만수… 금융권 새판짜기 진원지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4일 03시 00분


“국내銀 덩치 키워야” 주장… 산은 민영화 구체계획 주목

평소 메가뱅크(초대형 은행)를 주장했던 강만수 대통령경제특보(사진)가 산은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메가뱅크론’이 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메가뱅크론은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와 농협중앙회의 신용-경제사업 분리 등과 함께 금융권의 ‘새판 짜기’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산은지주는 강 내정자의 회장 취임 이후 재무 및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구체적인 민영화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의 민영화 계획에는 다른 금융회사와의 인수합병(M&A) 방안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산은지주는 민유성 전 회장 시절부터 민영화를 위한 M&A를 추진해왔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러나 ‘강 내정자라면 가능하지 않겠느냐’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강 내정자는 금융당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M&A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의미다. 특히 강 내정자는 메카뱅크론의 대표주자로 “국내 은행의 덩치를 키워 세계 금융시장에서 통하는 금융회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다.

일부에서는 산은이 우리금융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을 비롯해 은행 자회사만 3개를 거느리고 있으며 두 금융지주가 합병하면 자산규모가 500조 원대로 불어나 국내 1위 금융지주사로 발돋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과 산은이 정책금융공사나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정책금융 기관들의 통폐합을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또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도 기존 금융회사들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금융권 빅뱅을 가져올 수 있다. 농협도 지방에서는 영향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사업 이후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자본시장법 개정도 올해 금융시장의 큰 변수 중 하나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취임 이후 계속적으로 자본시장법을 고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자본시장법 시행 2주년 인터뷰에서도 ‘혁명적 빅뱅’ ‘글로벌 투자은행(IB) 육성’ 등의 표현을 써가며 올해 금융시장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을 내비쳐왔다.

▼ 김석동 “더 줘야”… ‘강만수 연봉’ 취임 전부터 관심 ▼
민간 금융지주 CEO 10억대 중간 수준으로 인상 가능성

14일 공식 취임하는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의 연봉 수준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산은 지주의 성격이 일반 금융지주와 유사하다”며 “(강 내정자에 대해) 다소 연봉 인상이 필요하며 협의해 보겠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13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민유성 전 산은지주 회장은 2009년 기준 기본급 1억6000만 원에 성과급 180%를 적용해 총 4억6000여만 원을 수령했다. 지난해도 비슷한 수준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민간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들의 연봉은 10억 원을 웃돈다.

따라서 강 내정자의 연봉은 현재 수준보다는 높고 10억 원가량의 민간 금융지주 CEO보다는 낮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강 내정자가 현 정부 출범 직후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내면서 금융계 임금 삭감을 주도한 만큼 본인의 임금 인상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또 산은지주 CEO의 임금이 오를 경우 다른 국책은행도 임금을 올려야 하는 부담이 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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