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초대형 악재로 대형주 출렁출렁 중소형주펀드로 짭짤한 수익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7일 03시 00분



《중동 정정 불안에 따른 유가 급등, 동일본 대지진 등 잇달아 불거지는 악재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 사상 최고점을 돌파하며 고공 행진하던 코스피는 14일 현재 연초 대비 3.89% 하락했다. 연초 2,100을 넘어섰던 코스피는 3월 들어 1,920 선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증시 흐름이 부진해지면서 국내 주식형펀드의 성적도 시원찮은 상황. 하지만 증시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가운데 중소형주펀드의 선방이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외 악재로 대형주가 큰 폭의 조정을 받는 동안 중소형주들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며 양호한 수익을 내자 중소형주펀드의 수익률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커진 증시 상황에서 ‘나 홀로’ 플러스 수익을 내고 있는 중소형주펀드에 관심을 가져보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

○ 중소형주펀드, ‘나 홀로’ 활짝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1일 현재 전체 국내 주식형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2.00%로 집계됐다. 코스피가 올 들어 11일까지 3.38% 하락하는 동안 일반주식형펀드(-0.92%), 배당주펀드(-2.41%),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3.65%) 등이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하지만 이와 달리 주식 자산의 50% 이상을 중소형 주식에 투자하는 중소형주펀드는 6.29%의 성과를 냈다. 코스피가 하락하는 동안에도 전체 주식형펀드 수익률을 8%포인트 이상 앞서며 나 홀로 수익을 낸 것이다.

중소형주의 선전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지난해 외국인이 주도하는 대형주 위주의 상승장이 이어지면서 중소형주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따라서 올해는 그만큼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이어졌다. 특히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중소형주는 대형주보다 몸집이 작아 대응하는 데도 유리하다. 대형주보다 대외 의존도가 낮아 해외 악재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다는 것도 중소형주의 강점이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보다 업황 사이클 폭이 작고 대외 의존도가 높지 않아 환율에 따른 영향도 크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삼성(43조 원), LG(21조 원), 현대차(12조 원) 등 주요 대기업이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힌 것도 중소형주의 상승 기대감을 키운다. 대기업 투자 확대가 장비나 부품업체가 많은 중소기업의 실적을 끌어올리는 후방 효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올해 대형주의 예상 순이익 증가율은 17%로 작년보다 크게 둔화되는 반면 중형주(23%), 소형주(54%)의 이익 증가율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의 매도 공세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중소형주로는 국내 주식형펀드, 자문형 랩 등의 자금이 흘러 들어오고 있다. 강봉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익의 질이나 성장성에 비해 저평가된 중소형주가 많다”며 “이익 개선 가능성, 밸류에이션 매력,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 심리 개선 효과를 고려하면 중소형주가 추세적으로 대형주를 웃도는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 변동성 큰 만큼 우량 펀드 고르는 게 중요

하지만 중소형주는 몸집이 작은 만큼 변동성이 크다는 것이 단점이다. 중소형주펀드 또한 대형주펀드보다 편입한 개별 종목의 리스크가 높고 수익률 변동성도 크다. 중소형주펀드는 실제 펀드별로 수익률 편차가 크고 지수가 오를 때 오히려 수익률이 저조하기도 하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중소형주펀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기보다는 다양한 펀드에 자산을 배분해서 투자해야 하며, 우량한 펀드를 고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또 지금은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를 외면하면서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지만 외국인이 다시 돌아오면 대형주가 다시 선두에 설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렇다면 올 들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찾은 중소형펀드는 무엇일까.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11일까지 ‘하이중소형주 플러스 펀드’로 483억 원이 유입되며 가장 많은 돈이 몰렸다. 이어 ‘동양 중소형 고배당 펀드’도 301억 원을 끌어들였다. 운용 순자산 4888억 원으로 덩치가 가장 큰 ‘알리안츠 베스트 중소형 펀드’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신규 판매를 중단한 상황이다.

연초 이후 수익률로 따지면 ‘교보악사 위대한 중소형밸류 펀드’가 11.79%의 수익률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이어 ‘하나UBS 코리아중소형 펀드’(10.73%)가 10% 이상의 수익을 올렸으며 ‘알리안츠 베스트 중소형 펀드’(7.07%) ‘유리 스몰뷰티 펀드’(7.44%)도 7% 이상의 높은 수익을 거뒀다. 이들 펀드의 최근 6개월 수익률도 20%를 웃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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