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스러운 이 디자인은 뭘까. 문이 세 개다. 운전석 쪽에 1개, 동반석 쪽에 2개 달렸다. 앞은 쿠페, 뒤는 해치백인 차체의 조합도 묘하다. 하지만 ‘괴상하다’가 아니라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발랄한 느낌의 오렌지, 빨강, 연두, 노랑 등의 색상이 봄 햇살 아래서 반짝인다. 상큼하다.
벨로스터(사진)의 문을 보면 “왜 하나를 없앴느냐”가 아니라 “왜 하나 더 만들었느냐”고 물어야 한다. 왜냐하면 벨로스터는 4도어의 세단이 아니라 2도어의 쿠페를 바탕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쿠페를 타면 주로 뒷좌석은 짐칸으로 쓰게 되는데 문이 두 개밖에 없다 보니 짐을 넣고 빼기가 불편해 한쪽에 문을 하나 더 달았다”고 설명했다.
뒷좌석은 일반 쿠페와 마찬가지로 성인 남자가 앉기에는 조금 좁다. 또 천장도 낮다. 차 높이가 1400mm로, 평균 키의 여성이 밖에서 서서 볼 때 차의 윗부분이 훤히 보일 정도인데 쿠페의 디자인상 뒤로 갈수록 높이가 더 낮아지기 때문이다. 키가 183cm인 남성이 뒷좌석에 앉았는데 무릎은 앞좌석에, 머리는 천장에 닿았다.
벨로스터는 귀여운 디자인만큼 말랑한 차는 아니었다. 역동성을 강조했기 때문에 상당히 스포티하다. 승차감은 노면의 울퉁불퉁함이 궁둥이에 느껴질 정도다. 벨로스터엔 신형 아반떼와 같은 종류의 1.6 감마 GDI 엔진이 들어갔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17.0kg·m의 힘을 낸다. 같은 1.6L급 BMW의 ‘미니 쿠퍼SE’의 최고출력은 122마력, 최대토크는 16.3kg·m로, 수입차와 비교해도 성능이 우수한 편이다. 연료소비효율은 L당 15.3km다.
하지만 순간 가속도를 내는 데서는 조금 답답한 느낌을 줬다. 느릿느릿 거북이걸음을 하는 앞차를 추월하려고 가속페달을 꾸욱 밟았지만 분당 엔진회전수(RPM)가 5000까지 올라가고 엔진 소리는 요란한데 가속은 시원스럽지 않았다. 운전대는 약간 뻑뻑한 느낌이지만 사람에 따라 묵직한 핸들의 느낌을 좋아할 수도 있을 듯하다.
가격은 신형 아반떼의 고급 사양과 같은 수준이다. ‘유니크’가 1940만 원, ‘익스트림’이 2095만 원이다. ‘미니 쿠퍼SE’의 2990만 원보다는 1000만 원가량 싸기 때문에 저렴한 값에 기분 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현대차는 벨로스터를 올해 1만8000대 한정 판매할 계획이다. ‘소수의 프리미엄’이라는 희소성의 가치가 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내년에는 몇 대 팔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아반떼를 사려다가 조금 심심하다는 느낌을 받은 소비자라면 벨로스터가 눈에 싹 들어올 것 같다. 그런데 1만8000대가 다 팔리기는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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