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수입 주요부품 50%가 ‘Only Japan’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1일 03시 00분


LCD장비-광학기기 등 수입국 변경도 힘들어…
지진사태 장기화땐 제품 수출 악영향 불가피

“힘내라 일본” 국내 백화점 모금활동 동일본 대지진으로 피해를 본 일본을 돕기 위한 ‘사랑과 희망의 대바자’가 20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열렸다. 롯데백화점과 한국외국어대 소속 봉사단체가 함께하는 이 행사는 27일까지 계속되며 모금된 금액은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일본에 전달된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힘내라 일본” 국내 백화점 모금활동 동일본 대지진으로 피해를 본 일본을 돕기 위한 ‘사랑과 희망의 대바자’가 20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열렸다. 롯데백화점과 한국외국어대 소속 봉사단체가 함께하는 이 행사는 27일까지 계속되며 모금된 금액은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일본에 전달된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20일로 동일본 대지진 발생 열흘째를 맞으면서 산업계에는 사태 장기화에 따른 후폭풍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진과 지진해일(쓰나미)을 넘어 원전 폭발로 사태가 악화되면서 세계적인 경기 침체를 걱정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 앞날이 더 걱정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5%가 동일본 대지진 사태 장기화에 따른 최대 후폭풍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를 꼽았다. ‘일본과의 교역 차질 장기화’를 걱정하는 기업은 29.8%, ‘국내 소비심리 위축’을 경계하는 기업은 4.7%였다. 피해 현황과 관련해 ‘이미 피해를 봤다’는 곳은 9.3%였으며 ‘사태가 장기화하면 피해가 예상된다’는 기업도 43%나 됐다. 피해가 예상된다는 기업의 절반 이상(50.6%)은 부품소재 조달 차질을 우려했다. 이는 ‘자동차, 전기 등 핵심 산업의 부품 재고가 1∼3개월 쓸 분량이 남아 당장은 버틸 만하지만 곧 피해가 가시화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와 일치한다.

일본에서 수입하는 주요 품목 가운데 절반 이상은 일본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이른바 ‘온리 저팬(Only Japan)’ 상황이어서 수입국을 바꾸기도 힘든 것이 문제다. 한국무역협회가 반도체, 광학기기 등 일본에서 주요 12개 품목을 수입하는 60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 7개 품목의 일본 의존율이 50% 이상이었다.

대일(對日) 수입 비중이 가장 높은 품목은 액정표시장치(LCD) 제품 생산장비로 80.8%에 달했다. 이어 플라스틱 65.9%, 유리 60.1%, 전자제품에 사용되는 광학기기 54.7%, 화학공업제품 51.5%, 철강판 51.2%, 석유화학중간원료 50.3% 순이었다. 이 품목들은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 생산에 투입되는 부품소재여서 동일본 대지진 사태가 길어질수록 우리 수출도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위기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KOTRA는 21일부터 ‘일본 지진피해 중소기업 애로지원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부품난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 일본 남부 등 피해가 경미한 지역이나 제3국의 유사 부품 생산기업을 찾아 소개해줄 계획. 자세한 사항은 KOTRA 홈페이지(www.kotra.or.kr)와 해외시장정보 웹사이트인 글로벌윈도(www.globalwindow.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화로는 대일 수입 애로(02-3497-1890), 부품수입처 대체(02-3460-7847), 지진동향 정보(02-3460-7863) 등을 안내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은 동일본 대지진으로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에 경영안정자금을 공급하고, 대출금리도 최대 2%포인트 낮춰주기로 했다.

○ 가능한 대책은 모두 꺼내라


개별 기업들도 실현 가능한 대책을 총동원하고 있다. 정유공장이 밀집한 도호쿠(東北) 지역의 피해를 지켜본 정유업계의 GS칼텍스는 지진과 쓰나미에 대비해 비상연락망과 훈련체계를 강화했고, 에쓰오일은 기존의 지진 매뉴얼에 쓰나미 대비책을 추가하기로 했다.

전자업계는 일본에 의존하는 각종 소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고베철강에서 100% 들여오는 두랄루민 수입이 차질을 빚자 유럽 생산업체로부터 이를 납품받기 위해 품질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소니케미컬과 히타치화학 등의 피해로 LCD를 만들 때 필요한 각종 필름의 품귀 현상이 빚어질 것에 대비하고 있다.

NHN은 NHN저팬 전 직원 1000여 명에 대해 특별휴가를 실시하고 휴가비를 지급해 본인이 희망하는 곳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했다. NHN저팬이 운영하는 한게임과 네이버저팬은 후쿠오카로 본사를 옮겨 필수 인력 80여 명이 중단 없이 서비스하고 있다. 일본에서 자동변속기를 들여오고 있는 한국GM은 공급 차질을 예상해 21일부터 일주일간 일부 공장에 대해 잔업 및 주말특근을 중단하기로 했다. 한국GM은 구형 ‘라세티’와 쉐보레 ‘스파크’에 들어가는 자동변속기를 전량 일본에서 공급받고 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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