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22일로 창립 73주년을 맞았다. 1938년 이날 대구에서 삼성상회(현 삼성물산)로 시작한 삼성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긴 역사 동안 굴곡은 있었지만 지난해 3월 24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후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연매출 150조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동일본 대지진 등을 감안해 별 행사 없이 창립기념일을 보냈지만 삼성 내부에선 1988년 ‘제2의 창업’을 선언했던 ‘이 회장의 경영철학을 되새기자’는 움직임이 일었다. 한 임원은 “이 회장이 사장단회의에서 내린 지시 중에는 실행이 어렵다며 방치했는데 나중에 결국 이 회장의 방향이 옳았던 것으로 드러난 것들도 적지 않다”며 “이 때문에 ‘이건희 리더십’이 카리스마를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이 1997년 4월부터 9월까지 동아일보에 연재한 글을 모아 같은 해 출간한 책 ‘이건희 에세이-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사진)를 다시 읽는 임직원들도 생겨났다. 이 회장이 직접 쓴 유일한 책이다.
이 책에는 이 회장이 요즘도 강조하는 ‘1등’ ‘미래’ ‘도전’ 등의 철학이 두루 담겨 있다.
“뒤처지는 기업은 문제가 눈앞에 닥쳐서야 허겁지겁 움직인다. 그러나 앞선 기업은 사전에 대비책을 강구해놓아 문제가 발생해도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다.”(‘1등의 여유’ 중)
“나는 이유 있는 실패는 반기지만 터무니없는 실패, 똑같은 실패를 반복하는 것에 대해서는 엄격하다.”(‘실패는 보약’ 중)
이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올해 1월 미국에서 열린 ‘CES 2011’에서 아버지로부터 배울 점이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입체적 시각’을 꼽았다. 이 회장이 집필한 책에도 그런 대목이 나온다. ‘영화 감상과 입체적 사고’란 제목이다.
“주연뿐 아니라 조연, 감독, 카메라맨의 자리에서까지 두루 생각하면서 영화를 보면 또 다른 감동을 맛볼 수 있다. 그것이 습관으로 굳어지면 입체적으로 보고 입체적으로 생각하는 ‘사고의 틀’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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