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對)한국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과 중국의 투자 불균형이 심한 데다 중국 기업의 투자 선호도에서도 한국이 베트남이나 태국보다 낮은 순위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중국에 대한 투자 유치 활동을 강화하고 외국인 투자 관련 제도를 고쳐 한국의 ‘투자 매력도’를 높일 계획이다. ○ 태국보다 낮은 투자 매력
22일 지식경제부의 ‘차이나 데스크 출범 이후 중국 자본 유치 동향’에 따르면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에 대한 투자 선호도는 10%(복수 응답)로 베트남(25%)과 홍콩·마카오(21%), 미국(20%), 태국(15%), 호주(15%), 캐나다(13%), 싱가포르(12%), 독일(12%)에 이어 9번째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중국 기업들의 한국 투자도 많지 않은 수준이다. 중국 상무부가 2008년 말 집계한 ‘중국의 해외투자 상위 20개국’에서 한국은 14위에 머물렀다. 한국에 대한 중국의 투자 비중은 0.5%였다. 홍콩은 중국 본토가 해외에 투자한 액수의 63%를 유치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의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지난해 중국의 대한국 투자는 4억1400만 달러로 2009년 1억5900만 달러에 비해 160% 늘었다. 지경부 관계자는 “홍콩 등을 거쳐서 들어오는 우회 투자를 포함하면 지난해 약 7억5000만 달러의 중국 자본이 한국에 들어왔다”며 “중국 투자자의 관심 분야가 도·소매업 위주에서 관광, 레저, 제조업, 소프트웨어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 모두 39억3000만 달러를 투자한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투자 불균형이 심하다는 지적도 있다. ○ ‘차이나 클럽’ 발족
정부는 지난해 5월 KOTRA와 함께 상하이(上海)에 중국 투자 유치를 전담하는 기관인 ‘차이나 데스크’를 개설해 본격적인 투자 유치에 나섰다. 최근 투자 급증도 ‘차이나 데스크’의 역할이 크다는 것이 정부의 평가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6월까지 베이징(北京)과 광저우(廣州)에 2개의 차이나 데스크를 추가로 개설하기로 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3곳의 차이나 데스크를 ‘투자 유치 허브’로 하고 인근 지역을 아우른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6월 최중경 지경부 장관이 베이징을 방문해 장관급 회담인 한중투자협력위원회를 가질 예정이다. 대규모 한국투자설명회도 병행하기로 했다.
2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에서는 ‘주한 중국투자기업 협의회(차이나 클럽)’ 발족식이 열렸다. ‘차이나 클럽’을 통해 한국 기업과 중국 기업의 네트워크를 강화한다는 것이 정부의 복안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최 장관은 “올해 중국의 한국에 대한 투자가 10억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본다”며 “이 추세라면 앞으로 3년 내에 중국이 한국에 가장 많이 투자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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