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예상보다 빠른 회복을 보이고 있다. 기존 악재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가가 단기간 급등했기에 대다수 투자자가 장세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곳곳에 복병이 남아 있지만 큰 틀에서 볼 때 주식시장은 중기 바닥을 확인했다.
첫째, 일련의 불확실성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 물론 북아프리카 중동 사태와 불안한 유가,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후폭풍은 ‘현재 진행형’ 악재다. 유가가 다시 천정부지로 치솟으면 시장은 재차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극에 달했던 공포심리는 완화되고 있다.
둘째, 미국과 중국 경제가 순항하고 있다. 유가 상승과 일본의 생산 차질로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이다. 미국은 민간부문의 자생력이 확충되고 있다. 고용시장도 점진적 회복이 나타나고 있고 기업투자도 살아나고 있다. 중국은 긴축효과가 구체화되고 있다. 통화증가율이 떨어졌고 대출 규모도 둔화되기 시작했다. 경기과열이 해소되고 있어 긴축 강도도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외국인이 다시 매수세로 돌아섰다. 연초 이후 외국인 매도는 차익실현과 위험관리의 2단계 과정을 거쳤다. 우선 아시아의 인플레이션 압력과 통화긴축 우려가 불거지면서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매도 공세를 펼쳤다. 이후 북아프리카 중동 사태와 일본 지진 등 돌발악재가 터지면서 위험관리용 매도가 지속됐다. 중요한 점은 대규모 매도를 통해 비중을 충분히 줄였다는 것이다. 외국인은 향후 매수 전략을 유지할 것이다. 뮤추얼펀드의 자금 이탈이 진정되고 아시아의 긴축 강도가 점진적으로 약화될 것이며, 신흥시장 대비 선진시장 선호 현상이 완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1분기 대비 2분기 수급 여건은 크게 호전될 것이다.
넷째, 실적 둔화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다. 북아프리카 중동 사태에 따른 유가 상승과 일본지진에 따른 부품 조달 차질은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문제는 둔화 수준이다. 원가상승, 규제환경, 환율변동, 수주악화, 부품차질 등 환경변화에 따라 실적의 가시성이 떨어지는 업종을 대상으로 민감도 분석을 했다. 정보통신, 자동차, 조선, 건설, 통신, 은행, 운송, 철강업종이 여기에 해당하는데, 연간 이익이 현 전망치에서 10% 감소한다는 가정을 한 결과 시장 전체적으론 이익 규모가 4%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정도의 이익조정이라면 견딜 만한 수준이다.
이들 요인에 근거할 때 주가는 중기 바닥을 통과한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최근 상승을 통해 단순 가격매력이 희석됐기 때문에 단기 반등탄력은 둔화될 수 있다. 일시적으로 주가가 다시 2,000 선을 하회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제반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는 점에서 1,900 선 수준까지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졌다.
이번 주에는 월말 월초가 맞물리며 굵직굵직한 경제지표가 일제히 발표된다. 국내에선 2월 산업활동 동향과 3월 수출입 및 소비자물가가 발표된다. 물가압력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물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다. 미국에선 3월 고용동향과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가 발표된다. 제조업체의 체감경기를 파악한다는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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