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가구업체 “서울 논현동에 모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9일 03시 00분


건설경기 침체로 판로 막히자 일반소비자 상대 활로 모색
대규모 직매장 오픈 잇따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논현 가구거리’의 에넥스 매장에서 고객들이 부엌가구를 살펴보고 있다. 에넥스 제공
서울 강남구 논현동 ‘논현 가구거리’의 에넥스 매장에서 고객들이 부엌가구를 살펴보고 있다. 에넥스 제공
건설경기 침체 여파로 동반 부진에 빠진 가구업계가 ‘논현동’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국내 대표적 가구거리인 서울 강남구 논현동 ‘논현 가구거리’에 메이저 가구업체들이 잇따라 대규모 직매장을 열며 소비자 직접 공략에 나섰다.

○ 떠났던 업체도 다시 논현동 ‘입성’

가구업체들이 직매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건설경기가 끝 모를 침체에 빠지면서 건설회사에 납품하는 물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업 간 거래(B2B) 비중이 높았던 가구회사들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직매장 확대를 통해 기업과 소비자 간의 거래(B2C)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에넥스는 이달 논현동에 자사(自社) 최대 규모의 직매장을 열었다. 6개 층에 걸친 1650m²(약 500평)의 전시장에 부엌가구, 붙박이장, 침실가구, 학생가구, 거실가구, 소품 등 전 제품을 전시하고 있다. 논현동에 2층짜리 기존 매장이 있었지만 건물을 통째로 사용하는 대규모 매장으로 확대 이전했다.

리바트는 230여억 원을 투자해 올해 5월 7층 규모의 직매장을 낼 예정이다. 1년여 전 논현동에서 영업하던 대리점이 빠져나가면서 논현동에 매장이 없었던 리바트는 고객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대규모 매장을 열기로 했다. 리바트는 논현동 외에도 이달 서울 양천구 목동에 직매장을 열었고, 다음 달에는 광주에 직매장을 열 예정이다.

보루네오가구는 1월 논현동에 직매장을 개설했다. 2년 전 매장을 철수했다가 다시 돌아왔다. 보루네오가구 관계자는 “논현동 상권이 많이 위축됐던 시기에 매장을 뺐다가 이번에 다시 들어가려고 입지를 알아봤는데 원하는 만큼 공간을 확보하지 못했을 정도로 최근 많은 업체들이 논현동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 ‘고급 가구’ 상징하는 전국 상권

주요 가구업체들이 논현동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은 ‘논현 가구거리’의 상징성 때문이다. 해외 유명 브랜드와 고가의 브랜드가 있는 고급 상권인 데다 이곳을 찾는 소비자들은 가격보다는 디자인과 품질을 중시하는 특성이 있다.

에넥스 관계자는 “여러 가구거리 중 고급 가구 상권으로 전국의 소비자들이 몰려들기 때문에 영향력이 크다”며 “이 때문에 업체들도 가장 앞서가는 제품을 논현동에서 먼저 선보이고, 여기서 성공하면 일단 검증된 것으로 보는 등 테스트 마켓의 역할도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직매장은 대규모로 운영할 수 있어 본사가 추구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알리는 데도 효율적이다.

가구업체들은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해 사업영역도 확장하고 있다. 부엌가구 위주였던 에넥스는 주방뿐만 아니라 일반 가구로도 영역을 넓혔다. 사무용 가구 전문 기업인 퍼시스도 일룸 등 자회사를 통해 일반 가구를 판매하고 있다. 또 직매장에서 가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테리어 소품을 판매해 공간 효율성이 떨어지는 가구 매장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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