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LG전자의 빌트인 가전매장 ‘디오스 인 갤러리’에서 열린 패션쇼. LG전자 제공
빌트인(Built-in) 가전시장도 건설경기 한파의 직격탄을 맞아 영업 방식이 바뀌고 있다. 통상 빌트인 가전업체들은 대형 건설사를 상대로 영업하면서 아파트 시공 단계부터 자신들의 제품을 얹는 구조였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분양시장이 급격히 침체되면서 이런 ‘기업 간 거래(B2B)’가 막히기 시작했다. 국내 빌트인 가전시장 규모는 2008년 7000억 원에서 2009년과 지난해에는 5000억 원대로 줄어들었다.
가전업체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돌파구로 값비싼 아파트나 동호인주택, 전원주택 등에 사는 일반 소비자를 타깃으로 삼았다. 실제로 국내 고급 빌트인 가전시장에서 수위권인 독일의 지멘스는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일반 고객 비중이 과거 5%에 그쳤지만 최근에는 10%까지로 증가했다. 지멘스는 B2B 영업을 전담하던 인력 일부를 일반 고객을 상대하는 영업부서로 돌렸다. 광고 방식도 전에는 기업 고객들이 즐겨 보는 인테리어나 건설 전문지에 집중했으나 최근에는 일반 대중매체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반 소비자의 성향을 반영해 빌트인 가전을 단품으로 손쉽게 들여놓을 수 있는 ‘슬라이드 인’ 제품을 새로 선보였다. 하나의 디자인 콘셉트를 갖춘 냉장고와 조리기구, 세탁기 등을 통째로 구입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공간만 있으면 개별 품목을 따로 사 간단히 설치할 수 있도록 한 것. 특히 삼성의 빌트인 냉장고는 비슷한 크기의 일반 양문형 냉장고보다 내부 용량이 10% 이상 큰 것이 특징이다.
소비자들과 만나는 가전 전시장도 새롭게 바뀌고 있다. LG전자는 2007년 세운 빌트인 가전매장 ‘디오스 인 갤러리’에 지난해 말 온라인 방송국을 열었다. ‘라이프스 굿 스튜디오’로 이름 붙여진 온라인 방송국에선 매주 화, 목, 토요일 오후 2, 3시 요리와 인테리어, 뷰티, 패션, 헬스, 교육 등 다양한 콘텐츠를 생방송하고 있다.
특히 매주 화요일에는 요리와 공연이 어우러진 ‘라이브 맛 쇼’를 진행하면서 파워블로거나 일반인을 초대하고 있다. 방송 일정이 없을 때에는 친목모임을 위한 장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촬영장을 무료로 빌려주기도 한다. 삼성전자와 지멘스도 각각 서울 강남구 논현동과 송파구 방이동에 빌트인 가전 전시장을 갖추고 다양한 시연행사를 여는 등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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