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대란, 하반기에 또 닥칠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30일 03시 00분


《 서울의 대규모 재개발, 재건축 사업장들의 이주 계획이 올 하반기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나 지난해 말 정점을 찍은 전세 대란이 올 하반기에도 재연될 것으로 우려된다. 29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재개발 1000채 이상, 재건축 500채 이상 건립 예정으로 사업시행인가 또는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서울 시내 재개발, 재건축 사업장은 총 33곳으로 이 가운데 18곳이 조합원 이주 시기를 올해 하반기로 계획하고 있다. 조사 대상에서 사업계획변경절차 또는 소송 중인 사업장은 제외됐다. 》
상반기 이주에 나설 사업장은 7곳, 내년에 이주하는 곳은 3곳, 아직 이주 시기를 확정하지 않은 곳은 5곳으로 각각 집계됐다.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로는 강남구 대치동 청실1, 2차(3216채),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1, 2차(8106채), 성북구 석관동 석관제1재건축구역(1151채) 등이 있다. 또 대규모 재개발 사업장 중에서는 관악구 봉천동 봉천제12-2구역(1249채), 양천구 신월동 신정1-1지구(2519채), 영등포구 신길동 신길5, 7구역(2757채), 영등포구 영등포1-4구역(1031채) 등이 각각 하반기 이주 예정 계획을 잡고 있다.

이 단지들이 비슷한 시기에 이주 계획을 잡은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 용적률 상향 추진 등의 이유로 사업이 지연됐고 각종 소송이 맞물리면서 사업시행인가를 받고도 사업을 추진하지 못한 사업장들이 적체됐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이 단지들의 재개발, 재건축 이주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게 되면 전세난이 가중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윤 부동산114 연구원은 “용도상향 승인 추진 중인 가락시영과 3·22대책에 따른 분양 시기 재검토 등이 이뤄지고 있는 일부 단지에서는 이주 시기가 변경될 가능성이 있으나 현재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이 지역에 살던 거주민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면서 인근 지역의 전세 물량이 부족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로 인해 서울은 물론이고 전세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기 고양 파주 김포시 등 인근 수도권에까지 여파가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처럼 재개발, 재건축 사업 추진에 따른 이주 계획이 집중돼 전월세 시장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해 1·13전월세안정화대책의 일환으로 사업시행인가 이후 단계에 있는 재개발 및 재건축 단지들의 이주 예정 시기를 분산 조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연구원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이 법안을 상반기에 빠르게 통과시켜 이주 시기를 조절해야 서울 전역의 전세대란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주 시기를 인위적으로 조정할 경우 일부 조합원의 반발도 예상된다. 이현석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노후도 등 안전진단 결과, 광역개발에 따른 정책 순위 등 납득할 수 있는 원칙하에서 우선순위를 정한 뒤 이주 시기를 분산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