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투자 GO]전자코리아 쌍두마차··· 삼성은 질풍노도-LG는 권토중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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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1일 03시 00분



삼성그룹은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43조1000억 원의 투자를 한다. 작년 36조5000억 원보다 18% 증가한 ‘공격적’인 수치다. 삼성은 지난해 5월 친환경 에너지 및 헬스케어 관련 신사업에 2020년까지 23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새로운 먹을거리’를 준비해야 미래가 있다는 위기의식이 대규모 투자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 신사업 투자로 세계시장 지배력 강화

삼성은 올해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주력 사업의 세계시장 지배력을 강화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할 방침이다. 분야별로는 △시설투자 29조9000억 원 △기술개발(R&D) 투자 12조1000억 원 △자본투자 1조1000억 원이다. 시설투자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반도체 10조3000억 원, 액정표시장치(LCD) 5조4000억 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5조4000억 원, 발광다이오드(LED) 7000억 원 등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올해 초 신년 하례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삼성을 대표하는 대부분의 사업과 제품은 10년 안에 사라지고 그 자리에 새로운 사업과 제품이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의 10년이 100년으로 나아가는 도전의 시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 현재 세계 1위인 반도체와 LCD 부문에서는 2등과의 격차를 벌려 압도적인 1위의 자리를 지키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신규사업 투자 등 활발한 경영활동을 위해 올해 채용규모는 지난해 2만2500명보다 11% 늘어난 2만5000명으로 잡았다.

○ 삼성, 바이오제약 사업에 승부수


지난해 5월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열린 반도체 16라인 기공식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첫 삽을 뜨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지난해 5월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열린 반도체 16라인 기공식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첫 삽을 뜨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은 세계적 바이오제약 서비스회사인 미국 ‘퀸타일스’사와 함께 4월 중순 인천 송도에 자본금 3000억 원 규모의 합작회사를 설립한다고 최근 밝혔다. 이 합작사에는 삼성 계열사가 90%(전자 40%, 에버랜드 40%, 물산 10%), 퀸타일스사가 10%를 투자한다.

퀸타일스사는 1982년 설립된 제약·헬스케어 분야 전문 업체로 세계 60여 개국에 전문인력 2만 명을 두고 세계적 제약회사에 의약품 개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09년 매출은 약 30억 달러.

올해 7월 이전에 바이오 의약품 생산 플랜트 건설에 나서는 삼성은 2013년 상반기부터 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암, 관절염 치료용 바이오 의약품(연간 생산량 약 600kg)을 만들어 대부분 해외에 수출할 예정이다. 바이오제약은 우리나라가 성장동력으로 삼는 녹색산업의 핵심 중 하나다. 삼성이 이번에 건설하는 바이오 의약품 생산 플랜트는 3만 L급 동물세포 배양기를 갖춘 초현대식 시설이다.


이번에 설립되는 합작사는 삼성의 바이오제약 사업의 첫걸음으로, 삼성은 2016년에는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본격 생산할 계획이다. 바이오시밀러는 특허가 만료됐거나 만료 예정인 다국적 제약사의 의약품을 복제해 오리지널 제품보다 싼값에 파는 산업이다. 삼성은 장기적으로 바이오신약 사업에도 진출해 △삼성의료원의 치료 사업 △삼성전자의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의료기기 사업 등 의료 관련 사업의 융·복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 각국 인재들의 ‘꿈의 직장’ 될 것

삼성전자가 창립 40주년인 2009년 밝힌 ‘비전 2020’은 삼성전자의 투자철학을 담은 결정판이다. 2020년 매출 4000억 달러 달성으로 각국 인재들이 몸담고 일하고 싶어 하는 초일류 글로벌 10대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기존의 세트와 부품 위주의 정보, 통신, AV 중심의 사업구조에 소프트웨어와 솔루션 위주로 바이오, 에너지, 편의 등 ‘삶의 질 향상’을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추가했다.

또 글로벌 기업으로의 변신을 위해 2020년까지 해외 인력 비중을 전체의 65%로 확대하고, 한국에서 근무하는 글로벌 직원도 20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대졸 여성인력도 1만5000명까지 늘린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아무리 어려워도 R&D 투자를 줄이지 말아야 한다. 미래 성장사업의 성패는 R&D 투자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2월 LG디스플레이 구미공장 방문 때 기술투자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LG전자는 올해 매출 59조 원의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상 최대인 4조8000억 원의 공격적 투자계획을 세웠다. 스마트폰과 스마트TV, 수(水)처리, 헬스케어 분야 등 주력사업군에 집중 투자하기 위해서다.

○ 스마트폰·스마트TV 수익성 개선에 나서

LG전자는 우선 지난해 실적 부진의 큰 요인이었던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히트 모델을 만드는 한편 현재 10% 이내인 스마트폰 비중을 20% 이상으로 높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수익구조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올 1분기(1∼3월)에는 ‘옵티머스2X’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판매 비중을 늘리는 데 주력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앞줄 가운데)이 2월 경북 구미시 LG디스플레이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구본무 LG그룹 회장(앞줄 가운데)이 2월 경북 구미시 LG디스플레이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늘어나는 판매량만큼 수익성이 받쳐주지 못하고 있는 TV 부문에선 3차원(3D) 및 스마트TV로 승부수를 띄운다. 업계에선 3D TV 패널의 표준화 논란에서 볼 수 있듯 올해 내내 제조회사 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스마트TV에서 프리미엄 제품의 출시 시기를 앞당기는 한편 공급망 관리와 마케팅 역량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하기로 했다.

스마트TV는 양질의 콘텐츠를 더욱 많이 제공하고 사용자환경(UI)을 좀 더 쉽고 재밌게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칩셋과 소프트웨어 분야의 핵심 역량을 강화해 스마트TV에서 독자적인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꾸준히 5%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올리고 있는 가전 부문에선 환율과 원자재 값 리스크를 극복하고 올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거두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장기적으로는 2014년 20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려 글로벌 1위 가전업체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냉장고와 세탁기 등 기존 주력사업의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면서 리니어 컴프레서와 수처리,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등 신사업 기반을 다지기로 했다. 또 2013년 100억 달러 매출 목표를 세운 에어컨 분야에서도 인버터 등 핵심부품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계획이다.

○ 태양전지 등 신사업 대대적 투자

LG전자는 올해를 태양전지를 양산해 수출을 개시하는 원년으로 삼고 향후 5년 안에 세계 정상으로 도약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다. 구체적으로는 3년 내에 태양전지의 생산 능력을 1GW급으로 확대하고 2015년까지 총 1조 원을 투자해 매출 3조 원을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2009년 말 생산능력이 120MW급인 생산라인을 1기 지은 데 이어 올 상반기 2기 라인을 완공해 총 330MW급 생산 능력을 갖추기로 했다.


또 차세대 조명기기인 LED 분야에선 내수시장에서 역량을 확보한 뒤 해외로 진출한다는 목표 아래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다양한 LED 조명 제품을 내놓아 관련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5년 안에 세계 수위권의 친환경 조명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미 2008년부터 LED 조명 사업을 준비해 왔고 2009년에는 AE사업본부에 솔루션그룹을 만들어 관련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LG전자는 전자업체로선 이례적으로 친환경 산업인 수처리 부문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미 지난해 9월 LG전자 HA사업본부를 중심으로 이 분야 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글로벌 친환경 기업으로서 물 부족 문제에 적극 대응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도도 있다는 설명이다.

○ 해외 투자로 글로벌사업 강화

LG전자는 글로벌 기업답게 해외 투자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 브라질 상파울루 주 파울리니아 시에 5만 m² 면적의 공장을 새로 짓는다. 냉장고와 가스레인지 등 백색가전 공장으로 올 10월경 완공된다. 파울리니아 시정부가 공장 용지를 제공하면서 세금 감면 혜택도 주기로 했다. 이에 LG전자는 전체 고용인원의 20% 이상을 현지 주민으로 채울 계획이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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