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클린디젤’을 앞세운 정유업계의 홍보전이 뜨겁다. 환경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클린디젤 자동차의 등장으로 경유가 더는 대기오염의 주범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유업계의 공격적인 클린디젤 확대 시도에 액화석유가스(LPG) 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100% LPG 차량인 택시마저도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 “클린디젤 버스부터 도입하자”
정유업계는 클린디젤 관련 포럼과 토론회를 열고 신문과 TV에 광고를 하는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 정유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대한석유협회도 홈페이지에 클린디젤 항목을 별도로 만들었고 블로그, 트위터 등을 통해서도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나아가 정유업계는 대부분 압축천연가스(CNG) 버스로 교체된 버스 시장에 ‘클린디젤 버스(디젤 하이브리드버스)’를 도입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석유협회는 자체 비용을 들여 이미 버스도 개발한 상태다. 클린디젤 버스는 기존 CNG 버스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0% 이상 줄인 반면 연료소비효율은 40% 이상 향상시켰다는 게 석유협회 측의 설명이다. 석유협회는 새로 개발한 클린디젤 버스 4대를 서울 금천구, 부산시, 대구시, 대전시 등 주요 지자체에 기증해 CNG 버스와 정면 대결에 나선 상태다. 또 조만간 4대를 추가로 제작해 경기 과천시, 부산시, 대구시, 전남 여수시에 보급할 계획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CNG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지만 경유는 오히려 수출하는 상황”이라며 “경유의 환경오염 우려가 사라진 만큼 국내 사용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 “결국 택시까지도 넘볼 것”
정유업계의 파상 공세에 놀란 것은 CNG를 독점 수입해 보급하는 한국가스공사보다 오히려 LPG(액화석유가스)업계다. LPG업계에는 정유업계가 당장은 버스에 욕심을 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일반 승용차나 택시까지 넘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특히 현재 100% LPG 차량인 택시에 클린디젤 사용이 확대된다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한다.
대한LPG협회 관계자는 “엄밀히 말해 ‘클린디젤’은 없고 ‘클린 디젤차’가 있을 뿐”이라며 “경유가 청정해진 게 아니라 차량이 좋아져 청정해진 것을 마치 경유가 청정연료인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디젤이 전보다 오염원 배출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미세먼지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며 “반면 LPG는 그 자체로 미세먼지, 황 함유량 등이 적은 청정에너지인 데다 값도 싼 연료”라고 덧붙였다.
LPG업계 관계자는 “정유업계는 그동안 고도화 설비 투자로 경유 생산량이 늘면서 불안정한 수출보다는 내수 판매에 욕심을 내고 있는 것”이라며 “개념조차 명확하지 않은 클린디젤을 경유 수요 확대를 위해 집중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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