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한국인 사장이 대우건설에 보낸 e메일이 건설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리사 투어(Lisa Tour)’의 남정자 사장은 최근 평소 안면이 있는 대우건설의 한 임원에게 보낸 e메일을 통해 “대우건설이 최근 리비아에서 12개 나라에서 온 대우건설 근로자 2700여 명을 선박을 통해 그리스로 이동시킨 뒤 항공편을 이용해 각자의 본국으로 철수시키는 모습을 보며 애국심을 다시 갖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e메일에 따르면 남 사장은 35년 전 그리스 정부 장학금을 받아 그리스로 유학을 떠나 아테네대에서 박사과정까지 수료했습니다. 그는 “유학 기간 생활비를 벌기 위해 소규모 여행사를 운영하기 시작한 게 오늘날에 이르렀다”며 “당시 주 수입원은 리비아로 파견 나가는 대우건설 외 7개 한국 건설사 인력의 항공권을 제공하는 업무였다”고 했습니다.
당시 남 사장은 대우건설에서 인력송출 업무 실무자였던 전달원 씨와 함께 일을 진행했는데, 공교롭게도 이번 리비아 철수지원팀 총괄책임자로 지금은 상무로 승진한 전 씨를 다시 만나 함께 일하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재회의 기쁨은 잠시였습니다. 리비아 내전 상황 때문에 어렵게 섭외한 선박의 리비아 항구 접안이 늦어졌고, 이로 인해 그리스 크레타 섬에 대기시켜 놓았던 전세기 역시 놓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한국 정부의 요청으로 그리스 항만청, 공항과 각국 대사관의 지원을 받아 배를 띄우고 입국 절차를 빠르게 진행한 끝에 방글라데시 인력 1904명을 비롯해 철수 대상 인력 2700여 명을 무사히 송환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우건설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우즈베키스탄 의사 한 명도 대우건설이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한 항공권으로 무사히 고향에 갈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남 사장은 “현지 그리스 언론도 근로자들을 끝까지 책임지는 대우건설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고 전하고 “이번 사건으로 세계에서 한국의 위상도 한층 높아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e메일을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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