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연중 1020원 선까지 하락하는 등 한동안 원화 강세, 저환율 기조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들은 본격적인 저환율 시대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과 정대선 선임연구원은 7일 ‘환율 1100원 붕괴의 배경과 향후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의 양적 완화 종료와 금리인상 기대감 등 달러 강세 요인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원화 강세 요인이 더 우세하다”며 “올해 연평균 환율이 1060원 선으로 떨어지는 등 고환율 시대는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평균 기준 원-달러 환율 1000원대는 2007년(929.2원) 이후 4년 만이다. 정 수석연구원은 원-엔 환율도 연평균 100엔당 1230원대, 연중 1100원대 중반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예측한 원화 강세 요인은 △안전자산 선호현상 약화 △엔 캐리 트레이드(일본 저리 엔화를 빌려 고금리 국가에 투자) 재개 △정책 당국의 물가안정 중시다. 세계경제가 회복되면서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달러, 엔화에 대한 선호도가 약해지고, 일본의 풍부한 유동성이 글로벌 시장에 풀린다는 것. 반면 국내 정부 당국은 물가 안정을 중시해 외환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원화 강세는 수입품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해 물가 안정 효과가 있지만 반대로 국내 상품이 해외에서 비싸게 팔리게 되므로 국제수지를 악화시킬 수 있다.
이 보고서는 “2005∼2007년 저환율 시기 한국 기업의 대응사례를 참조하고 같은 시기 엔저로 인한 일본 기업의 느슨한 대응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며 “자본 유출입 변동성을 확대하고 원화의 과도한 강세를 가져오는 외국인의 과도한 자금 유입에 대해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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