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3년간 20대그룹 ‘몸집’ 쑥쑥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11일 03시 00분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을 포함한 국내 20대 주요 그룹의 자산규모와 계열사 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20대 그룹의 자산총액은 올해 4월 1일 현재 1054조4000억 원으로 3년 전 683조6000억 원보다 5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그룹의 계열사 수 역시 2008년 678개에서 3년 만에 922개로 36% 늘어났다.

특히 상위 10대 그룹의 자산 총액은 55.3%, 계열사는 40.8% 늘어났고 상위 5대 그룹의 자산총액은 59.1%, 계열사는 51.0% 늘어나 상위권 기업으로 갈수록 자산 규모와 계열사 수가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기업의 외형이 확대된 것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중소기업 고유업종 제도를 폐지한 데 이어 대기업들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으로 신성장동력 사업을 확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기업들이 협력업체들을 계열사로 편입시키거나 주력사업과 관련 없는 업종에 무차별적으로 진출하는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나선 결과라고 비판하고 있다.

국내 주요 20개 그룹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약진을 보인 기업은 현대자동차그룹이었다. 재계 2위인 현대차그룹은 자산규모가 2008년 74조 원에서 126조7000억 원으로 3년 만에 71.2% 늘어났고 2008년 36개에 불과했던 계열사 역시 최근 현대건설을 인수하면서 올해는 63개로 27개(75%)가 늘었다.

한편 재계 1위인 삼성그룹은 자산 규모가 144조4000억 원에서 230조9000억 원으로 59.9%, 계열사 수는 2008년 59개에서 올해 78개로 19개 늘어났다. 재계 3위 SK그룹은 3년 전보다 계열사가 22개 늘어난 86개로 가장 많은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자산은 72조 원에서 97조 원으로 34.7% 늘었다. 4위 LG그룹은 자산이 57조1000억 원에서 90조6000억 원으로, 계열사는 36개에서 59개로 늘었다.

하지만 재계 서열이 하락한 기업도 적지 않았다. 2008년 9위였던 KT는 자산 규모가 1조 원 늘어난 28조1000억 원에 그치면서 11위로 떨어졌으며 2008년 재계 서열 10위였던 금호아시아나는 대우건설이 떨어져 나가면서 자산 규모가 26조7000억 원에서 24조5000억 원으로 줄어 13위로 내려앉았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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