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기획재정부는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제품을 중심으로 한 물가 상승세가 개인서비스와 가공식품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개인서비스는 행정안전부, 가공식품은 농림수산식품부를 주무 부처로 정해 수시로 물가 상황을 점검하고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정부는 개인서비스와 가공식품에 가격 상승 압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로 과도하게 가격을 올리는 경향도 상당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를 중심으로 상승폭이 확대되는 항목이 점차 늘어나는 등 물가 상승세가 확산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서민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가공식품 물가는 최근 크게 올라 3월에만 빙과류가 전년 동월 대비 25.3%, 고추장이 22.5%, 두부가 18.1% 등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외식 삼겹살은 사상 최대인 12.8% 상승했고 3월 소비자물가상승률(4.7%)보다 높은 상승률을 나타낸 외식 품목이 전체 조사대상 39개 중 19개에 달했다.
정부는 동반·편승 가격 인상이 당장 서민경제에 어려움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하방경직성 때문에 고물가를 고착시켜 우리 경제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외식업이나 가공식품 업체 중 작년 말 원가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올렸다가 이후 원가 하락분을 반영하지 않는 사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필요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현장조사도 실시하고 담합 인상이나 불공정거래행위 여부를 엄격하게 따져볼 방침이다.
한편 유럽의 금리인상 이후 달러 가치가 급락하면서 귀금속이나 원자재에 글로벌 자금이 몰리는 현상도 계속되고 있다. 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14.80달러(1%) 오른 31.1g(1온스)당 1474.10달러로 거래를 마쳐 나흘 연속 사상 최고가를 새로 쓰며 주간 단위로도 4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작년 12월 30여 년 만에 30달러를 넘어선 은값도 40달러를 돌파하며 31년 만의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리비아 원유 공급이 올해 말까지 정상화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면서 유가 상승도 이어지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5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배럴당 2.49달러(2.3%) 상승한 112.79달러로 31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였고, 런던석유거래소(ICE)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도 3.4% 급등한 배럴당 125.02달러로 32개월 만의 최고가를 기록했다.
각종 국제 원자재 상품가격을 지수화한 ‘CRB지수’도 368.70으로 2008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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