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계 자기상표부착방식(SPA)브랜드 ‘H&M’이 최근 신한카드와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고 지난달 28일부터 결제를 거부해 브랜드 파워를 앞세운 대형 브랜드와 국내 카드사들의 수수료 전쟁이 시작될지가 주목된다.
H&M은 지난달 28일부터 서울 중구 명동의 2개 매장과 인천 남구 신세계백화점 내 매장에서 신한카드를 받지 않고 있다. H&M이 가맹점 계약을 해지한 이유는 카드 수수료를 올리겠다는 신한카드와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국내에 상륙한 H&M은 당시 신한카드와 무이자 할부 이벤트 등 공동마케팅을 진행하기로 하면서 신한카드가 제시한 3.3%보다 낮은 2.5%로 수수료 계약을 했다.
하지만 신한카드는 최근 H&M과 재계약 협상을 하면서 공동마케팅 효과가 적었다며 본래의 3.3% 안을 제시했다. 반면 H&M은 의류업계 최저 수준인 2.5%를 유지해 달라고 버텨 협상이 결렬됐다. H&M 관계자는 “우리가 진출해 있는 전 세계 40개 나라 가운데 한국 카드사의 수수료가 가장 높다”며 “국내 소비자들의 신용카드 결제 비율이 약 80%로 높은데 카드 수수료는 의류업체의 경우 평균 3% 정도로 유럽의 두 배에 달하기 때문에 큰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한카드 측은 H&M이 브랜드 파워가 있는 데다 매출 규모도 커 수수료가 국내외 다른 의류업체들에 비해 낮다고 주장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미국 업체들은 매달 연회비를 내는 등 우리와는 상황이 달라 단순히 수수료만 비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둘러싸고 카드업계에서는 대형 브랜드들이 국내 카드사 길들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전 세계에 2200여 개의 매장을 갖고 있고 지난해 기준으로 매출액이 약 22조 원에 달하는 글로벌 브랜드와 국내 1위 카드사의 싸움이 결과에 따라서는 다른 대형 브랜드와 카드사 사이로도 번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카드업체 관계자는 “대형 브랜드들이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수수료를 낮추거나 본보기로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는 데 동참할 수 있다”며 “신한카드와 H&M의 행보를 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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