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거래일 연속 한국 증시에서 순매수를 보이고 있는 외국인투자가와 관련해 ‘글로벌 유동성의 제3기가 열렸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중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2009년 이후 글로벌 자산가격 상승의 가장 큰 원동력은 선진국의 완화적 통화정책이었다”며 “하지만 최근 이 같은 통화정책이 후퇴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세계 자금줄의 방향은 일본 엔화가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1, 2차에 걸친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각각 글로벌 유동성의 제1기(V1.0), 제2기(V2.0)였다면 국제공조를 통해 유도된 엔화 약세는 글로벌 유동성의 제3기(V3.0)라는 설명이다. 최근 열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6월에 끝나는 2차 양적완화 정책 이후 양적완화를 연장할 가능성이 없다고 못 박은 데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아예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박 연구원은 일본 중앙은행은 대지진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미국, 유럽과 달리 공격적 통화정책을 취하고 있는 데다 주요 7개국(G7) 중앙은행이 공조를 통해 엔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일본 엔화가 장기 약세를 유지할 경우 수출기업들이 벌어들이는 달러자금이 글로벌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또 싼 일본 자금을 빌려 글로벌 투자를 하는 엔 캐리 자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선진국보다는 신흥시장이 각광받을 가능성이 크다. 박 연구원은 “지진 복구 자금조달을 위해 일본 투자자들이 해외자산을 매각할 경우 3조 달러에 이르는 일본의 대외자산이 본국으로 회귀해 엔화 약세에 제동이 걸릴 우려도 있지만 아직은 그런 흐름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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