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히드마틴 그리즈월드 부사장 “T-50 장점 많아 美시장서도 승산있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14일 03시 00분


“고등훈련기 T-50이 가격 경쟁력은 떨어져도 상쇄할 수 있는 장점이 많아 미국 시장에서도 승산이 있습니다.”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의 T-50 사업개발파트 해외사업을 담당하는 마이클 그리즈월드 부사장(사진)은 13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T-50의 인도네시아에 이은 미국 시장 도전에 대해 자신 있게 말했다. 그는 전날 T-50이 인도네시아의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 기종으로 선정된 사실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측으로부터 연락받았다며 “여러 난제가 있었는데 KAI가 멋지게 해냈다”고 평가했다.

그리즈월드 부사장은 KAI 측과 미국 시장 진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10일 방한했다. T-50의 공동개발에 참여했던 록히드마틴은 미 공군의 훈련기 교체사업 수주를 위한 KAI의 T-50 수출사업 파트너다.

KAI는 아랍에미리트(UAE)와 싱가포르 사업 수주에 록히드마틴과 공동으로 참여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이 때문에 KAI는 인도네시아 사업 수주에 단독으로 뛰어들었다. 이를 두고 ‘양측이 손발이 잘 안 맞는다’는 불화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그리즈월드 부사장은 “서로 가까워지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사실상 인정했다. 그러면서 “이번 인도네시아 수주에서는 정치, 경제 분야의 주체들이 다방면으로 접근하는 한국식 방법이 잘 통했다. 우리도 이번 일을 통해 국가별로 마케팅 방식을 다르게 해야 한다는 걸 배웠다”고 말했다.

미 공군의 훈련기 교체사업에는 현재까지 T-50과 이탈리아의 M-346의 각축전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측은 미국 보잉과 손을 잡았다. 2009년 UAE 수주전에서 T-50을 꺾고 우선협상대상 기종에 선정됐던 M-346은 T-50보다 가격 경쟁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그리즈월드 부사장은 “훈련기의 도입 목적은 조종사 양성이기 때문에 가격뿐 아니라 훈련의 효율성, 훈련기의 운영·유지 등 거시적 관점에서 경쟁력이 평가된다”며 T-50이 가진 장점들을 설명했다.

“T-50은 록히드마틴이 만든 F-16, F-22, F-35 등 미 공군의 주요 기종과 운용 시스템이 가장 비슷한 훈련기라서 상호 운용성 측면에서 우월하다. 미 공군이 체계가 다른 M-346을 선정할 경우 훈련 시간 단축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또 기존 훈련기를 교체하는 목적은 최신 기종의 조종사를 양성하는 데 있기 때문에 초음속 운항이 가능하고 모든 성능에서 다른 훈련기보다 탁월한 T-50을 선택할 것으로 본다.”

그리즈월드 부사장은 “한국의 협력업체들이 이번 인도네시아 수주를 위해 부품가격을 내리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을 잘 안다”며 “우리(록히드마틴)도 훈련 프로그램을 개선하는 등 상응하는 노력을 해 (미국 수주전에서) 좋은 결과를 얻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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