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저명한 경제학자 1000명이 금융거래세(일명 로빈후드세)를 도입해 빈국을 도와야 한다는 내용의 공동 서한을 발표했다. 탐욕스러운 부자의 재산을 빼앗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준 영국 민담의 주인공 로빈후드처럼, 막대한 소득을 올리는 금융기관이나 대기업에 로빈후드세를 부과해 빈민을 지원하자는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3일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와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 등 세계 경제학자 1000명이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에게 서한을 보내 이같이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최근 경제위기는 규제를 받지 않은 금융시장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줬다”며 “지금은 금융과 사회 부문의 관계를 다시 복원하고 금융부문이 사회를 위해 뭔가를 돌려줘야 할 시기”라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0.05% 이하의 매우 낮은 세율로도 연간 수백억 달러의 금융거래세를 거둘 수 있다”며 “이 세금은 기술적으로 가능하고 도덕적으로도 올바르다”고 덧붙였다.
올해 G20 정상회의 의장국인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최근 빌 게이츠에게 빈국 지원을 위한 혁신적인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G20 재무장관 회의는 14, 15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다.
금융거래세 도입을 주장해 온 비정부기구(NGO) ‘로빈후드세 캠페인’은 “경제학자들은 보통 어떤 사안에도 의견일치를 못 본다는 말이 많은데 1000명이나 뭉쳐서 로빈후드세 도입을 주장했다면 이는 주목할 만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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